<월드컵결산>上.압박 축구에서 콤팩트 축구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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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브라질에 사상첫 월드컵 4회우승의 영광을 안긴 가운데 18일대장정의 막을 내린 94미국월드컵축구는 세계축구의 새 흐름과 함께 평준화 현상을 드러낸 대회였다.브라질은 이번 대회에서 로마리오.베베토등「황금투톱」을 풀가동,지난 70멕 시코월드컵 우승이후 24년만에 정상복귀의 감격을 누렸으며 다양한 공격력과 안정된 수비진을 운용함으로써 세계최강 팀으로 손색 없다는 평점을 받았다.
이번 대회의 두드러진 특색은 공격축구의 정착에 있다.90이탈리아월드컵이 당시 주류를 이루다시피한 압박축구의 유행속에 소극적인 경기운영으로 흥미를 반감시킨 것과 달리 이번 대회는 FIFA(국제축구연맹)주도아래▲새 승점제▲오프사이드 적용완화▲백패스및 백태클금지▲심판 권한강화 등의 조치를 취해 「활발한」공격축구를 유도할 수 있었다.
결승전을 포함,총 52게임에서 터진 골은 모두 1백41개.게임당 평균 2.71골로 90이탈리아대회의 2.21골보다 0.5골이,86멕시코대회의 2.53골보다 0.18개가 많은 골러시를이루었음은 이를 보여주는 좋은 예다.
이처럼 공격축구로의 전환에 따라 이번대회에서는 종전 3-5-2시스템의 퇴조와 함께 4-4-2시스템이 주도했으며 특히 이 시스템을 원용한 콤팩트축구의 등장은 특기할만한 대목이다.공.수간격을 일정하게 좁혀 전.후반 90분내내 끊임없 이 공수전환을반복하는 이 시스템은 선두주자격인 브라질의 우승으로 향후 세계축구계를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한국이 주로 시도했던 1-4-4-1 시스템 또한 이 범주에 속하는 것임은 물론이다.
이와함께 세계축구계의 전력평준화 현상은 이번 미국월드컵의 또다른 특색중 하나다.이는 섭씨 40도를 웃도는 무더위 탓에 북구와 동구등 상대적으로 체력이 우세한 팀들이 8강권을 압도하는결과를 낳았다.특히 3위 스웨덴과 4위 불가리아 ,루마니아(8강)의 선전은 공격축구가 득세하는한 당분간 이들지역의 강세는 계속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또 아시아예선 1위로 본선에나선 사우디아라비아가 본선 첫출전에서 16강진출의 대업을 이룬것도 기념비적인 쾌거라 할수있다.
반면 남미세나 아프리카지역의 침몰은 대조적이었다.특히 우승후보로까지 꼽히던 콜롬비아가 예선탈락하고,90이탈리아월드컵에서 8강돌풍을 일으켰던 카메룬의 예선탈락과 나이지리아의 8강탈락은이변이었다.그러나 최대이변은 역시 강력한 우승후 보 독일이 8강전에서 복병 불가리아에 덜미가 잡혀 중도하차한 것이었다.
이밖에 이번 월드컵은 심판진의 엄격한 게임운영으로 그라운드에서의 불상사는 적었으나 아르헨티나의 세계적인 스타 마라도나가 금지약물 복용과 관련,그라운드를 떠나는 불미스런 일이 발생했다. 〈全鍾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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