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 가당키나 한 말인가-김일성평가 本社 입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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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李富榮의원등 일부 야당의원들과 主思派등 일부 운동권 학생들이金日成弔問論을 견지하고 있는데 대해 우리로선 도저히 용납하기 어렵다. 金日成이 누구인가.수백만 우리민족의 생명을 앗아간 6.25의 참화를 빚은 바로 장본인이다.6.25이후에도 아웅산 테러,KAL機폭파등 갖가지 만행의 책임자이고 최근에는 핵무기 개발로 우리민족의 생명을 人質로 했던 장본인이다.
그 뿐인가.북한을 일종의 狂신도집단처럼 만들고도 그 인민에게자유는 커녕 먹고 입는 기초조건마저 갖춰주지 않는 죄악을 저질렀다. 그런 사람에게 弔問이라는 것이 가당키나 한 말인가.
그가 죽기전 남북頂上회담에 합의했기 때문에 그의 죽음으로 그전망이 불투명해진데 대한 일말의 아쉬움은 있을 수 있다.그러나그것으로 金日成이 평생 우리 민족에게 저지른 전쟁.테러.숙청.
탄압등 수많은 인권유린이 덮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李의원등은 그들의 조문용의 질문이 頂上회담의 합의정신을 살려남북간 신뢰구축의 계기를 만들자는게 그 취지였다고 하는데 남북한 관계가 우리쪽이 굽히고 들어간다고 해서 북한이 對南 기본정책을 바꿀 정도로 안이한 관계인가.
남북한 관계의 치열성에 비추어 우리의 선의는 강한 힘과 냉철한 전략에 입각했을 때 상대에게 영향을 미칠수 있는 것이지 줏대없는 일방적 호의로는 오히려 얕보이기가 십상이다.
조문론자들은 4强이 앞다퉈 「조문외교」를 통해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려는데 왜 우리만 가만히 있느냐는 논리를 펴고 있다.그렇다면 조문단을 일등으로 보내면 對北영향력이 일등이 된다는 얘기인가.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조문에 달려있지도 않을 뿐더러 이미 美國과 日本은 조문을 말라는 정부지시가 내려져있다. 또 조문론자들은 金正日체제에 대해 많은 것을 파악하고 한반도 안보정세의 불안정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빠른 시일내 북측당국과 접촉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운다.북측당국과의 접촉은 물론 필요한 일이다.그러나 설익은 조문론 때문에 오히려남북접촉의 분위기가 더욱 나빠지고 있다는 사실을 조문론자들은 바로 인식해야 한다.
조문론이 제기되니 당연히 反論이 나올 수 밖에 없고 그러자면논리적으로 金日成의 罪過를 들추지 않을수 없게 된다.그런 조문론이 나오지 않더라도 金日成에 대한 엄정한 역사적 평가는 당연히 뒤따라야겠지만 조문론 때문에 더욱 촉진된 ■ 면이 강하다.
따라서 진정 남북대화 촉진을 원한다면 국민정서가 용납할 수 없는 弔問論 같은 것을 들고 나와 국민감정을 격앙시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들은 또 조문론에 대한 비판을「한국판 매카시즘」으로 몰아붙이는데 지금 국내 主思派의 유인물과 책동을 보면 매카시즘은 커녕 오히려 우리사회가 너무 사상적으로 무방비 상태라고 봐야 할것이다. 세계적으로는 냉전구조가 무너졌지만 아직 한반도에는 그구조가 엄연히 살아 있는 것이 현실이다.그러한 엄연한 현실을 도외시하고 우리 국민의 사상적 정체성과 경계태세를 이완시키는 정치인의 발언에 대해서는 의심의 눈초리가 쏠릴 수밖에 없다.李의원을 정보위소속에서 제외하자는 얘기가 그래서 나오는 것이다.
결국 이 모두 최종적으로 국민이 심판할 일이다.그런 의미에서야당의원들의 弔問論이 당장의 보궐선거와 이어 있을 지방자치선거,그리고 해당의원들의 총선거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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