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북문제에 신중/등 조전선 김정일승계 언급없어/불르몽드지 보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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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파리=연합】 중국은 김일성의 사망과 이에 따른 김정일의 권력승계등 북한문제 전반에 대해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프랑스 르몽드지가 13일 보도했다.
르몽드는 이날 북경발 보도에서 중국의 장쩌민(강택민)국가주석겸 당총서기가 김주석의 사망과 관련,『북한인민들이 김일성의 유업을 계승하고 김정일이 이끄는 노동당을 중심으로 결속할 것으로 믿는다』는 중국지도부의 메시지를 평양측에 전달했으며 이어 지난 11일에는 북경주재 북한대사관을 방문,조의를 표했다고 전하면서 그같이 말했다.
이 신문은 지난 10일 중국정부가 공개한 최고지도자 덩샤오핑(등소평)의 조전에는 김정일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으며 강주석의 메시지에서 처음으로 그의 이름이 언급됐으나 노동당이라는 집권기구의 배후에 있는 인물로 언급됐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르몽드는 이어 중국과 김일성 사이에는 한국전쟁을 통해 맺어진「전우」라는 돈독한 역사적 관계가 있었으나 김정일의 경우는 다르다고 지적,중국측이 메시지를 통해 보인 그같은 자세는 『일시적일지는 모르지만 중국이 얼마나 김정일을 대하기 싫어하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중국지도부가 현재로서는 예측하기 어렵고 지난 83년 랑군사건과 같은 테러를 지시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는 김정일에 대해『어떠한 친근감도 느끼지 않고 있음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중국의 이같은 태도가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가 김정일 앞으로 직접 조전을 보낸 것이나 베트남이고 김주석의 장례일인 17일을 추도의 날로 선포한 것과는 아주 대조적이라면서 이는 아마 한반도의 핵위기등 매우 불확실한 상황하에서 한국과의 관계를 의식하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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