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책갈피] 통찰력·상상력·추진력 … 꿈을 빚은 ‘3박자 리더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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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두바이 기적을 일군 셰이크 모하메드.

두바이 CEO의 창조경영
서정민 지음,
청림출판, 248쪽,
1만3000원

‘21세기 기적’으로 국제적 관심을 모으는 두바이의 오늘을 만들어낸 지도자의 됨됨이에 초점을 맞춰 분석한 책이다.

여의도 10배 크기의 두바이엔 네 가지가 없다고 한다. 우선 세금이 없다. 외환거래는 무제한적이다. 스폰서(아랍에서는 외국인이 사업할 때 반드시 자국인을 동업자로 선정)도 없고, 노동쟁의도 없다. 대신 중국 짝퉁이 성행한다. 지난 달 두바이를 찾았을 때 KOTRA의 연영철 두바이 무역관장은 “우리나라 업체의 담요가 불티나게 팔리자 짝퉁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역설적이지만 짝퉁 출현은 경제가 활기를 띠고 있다는 방증이다. 제벨알리 자유무역지대만 해도 20년 전 19개 기업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120여개국에서 6000여개의 기업들이 사업을 벌이고 있다. 두바이의 발전은 이 곳 지도자 셰이크 모하메드, 단 한 사람의 리더십 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동 전문기자로 활약하다 지금은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중동아프리카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는 모하메드의 리더십을 ‘3박자 리더십’으로 규정했다. ①위기의식을 갖고 현실을 통찰하고 ②한계 없는 상상력으로 미래 비전을 제시하며 ③모두 불가능하다고 해도 설정한 계획을 차질 없이 밀어붙이는 강력한 추진력이 그것이다.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모하메드는 오일 머니로 개인적인 부를 축적하기 보다는 국가 기간산업에 투자했고, 스키 두바이(사막 스키장)는 물론 버즈 알아랍(세계 최고급 호텔)·버즈 두바이(세계 최고층 빌딩)·더 월드(세계지도 모양의 인공섬)를 만드는 등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했다. 본인 스스로 “남들이 나보고 미쳤다고 하더라”고 말할 정도로 자신 앞을 막는 장벽을 정면 돌파했다.

혹 그의 강력한 리더십은 독재가 아닐까라는 의문이 들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에 대한 존경심은 절대적이다. 대부분의 두바이 국민들은 “모하메드의 모든 계획은 국민을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작은 어촌마을의 경천동지할 변신을 모하메드 인물탐구로 들여다보자.

정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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