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골프>15.샘 스니드의 US오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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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지난달 南阿共의 신예 어니 엘스(24)가 기라성같은 선배골퍼들을 제치고 94미국오픈대회에서 우승,세계골프계를 깜짝 놀라게했다. 1895년에 창설된 미국오픈은 4대 메이저골프대회중 영국오픈 다음으로 가장 역사를 자랑하는 대회다.내년으로 1백주년을 맞는 미국오픈은 종주국을 자처하는 영국의 영국오픈(1860년)보다는 역사가 짧지만 PGA(프로골프협회)선수권(1 919년),마스터스오픈(1934년)보다 훨씬 앞선다.
미국오픈 우승자에게는 많은 상금외에도 파격적인 혜택이 주어진다.우승자에게는 32만달러(2억6천2백만원)의 상금과 함께 골퍼라면 단 한번이라도 참가를 꿈꾸는 미국오픈과 영국오픈의 10년 예선면제와 5년동안 PGA선수권대회에 초청받게 된다.
혜택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는다.우승자는 또 연간 2천만달러(1백60억원)이상이 걸려있는 45개 美PGA대회에 10년동안 예선이 면제되며 미국내 최대의 상금이 걸린 플레이어스선수권대회에 10년동안 초대된다.프로5년째를 맞고 있는 어 니 엘스가 이대회 도전 두번째만에 정상에 오른 것은 실력도 실력이지만 억센 행운이 따랐다고 할 수 있다.18홀의 연장전끝에도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재연장 2홀에서 상대인 로렌 로버츠(미국)가 연속 실수하는 바람에 가까스로 정상에 올 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행운은 실력만 있다고 누구에게나 찾아오지 않는다.실제로 40년대 후반부터 50년대 중반까지 10여년동안 세계골프계를 풍미하던 샘 스니드도 결코 미국오픈에서는 행운을 잡지 못했다. 1912년생인 스니드는 현역생활동안 84개의 美PGA투어대회를 포함,무려 1백35개대회에서 우승하는 대스타로 벤 호건과 함께 한세대를 풍미했다.특히 그는 4대메이저 대회중 마스터스(49,52,54년)와 PGA선수권(42,49,51 년)에서각각 3번씩이나 정상에 올랐으며 46년에는 영국오픈에서 우승,프로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었다.
이러한 스니드였지만 미국오픈과는 인연이 없었다.그는 마스터스와 PGA선수권에서 우승,최고의 기량을 과시했던 49년을 포함,10년동안 무려 4번이나 정상의 문턱에서 밀려나 준우승에 만족해야만 했다.
〈林秉太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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