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진단·대책마련에 긴박했던 주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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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북군 경계태세 돌입… 전방 큰 이상없다/국방부
○…정부는 이날 저녁부터 김일성주석의 사인을 자연사로 차기권력자를 김정일로 각각 유력하게 관측하기 시작.
주돈식청와대대변인은 김영삼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총리및 안전보장회의 참석자들과의 간담회를 마친뒤 이처럼 전하고 판단의 배경을 설명.
주대변인에 따르면 우선 김정일이 권력을 잡았다고 볼 수 있는근거로는 ▲북한군의 대남방송이「김정일각하」로 호칭을 통일했고 ▲장례위원명단이 기존권력 서열을 유지한 정리된 명단이며 ▲내부의 중앙방송에서도 김정일을「혁명의 앞에 서있다」고 표현한 점등.
주대변인은 또 ▲이처럼 김정일이 권력을 승계한 것은 김일성이 자연사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으며 ▲김일성의 건강이 서울답방이 어려울 정도로 좋지 않았다는 점등을 자연사 판단의 근거로 예시. 이날 회의도중 이병태국방장관은 수시로 들어오는 북한군 동향을 김대통령에게 보고했는데 ▲북한군이 낮12시39분부터 경계태세에 들어갔고 ▲전방의 동향은 큰 이상이 없다는 요지였다고 주대변인은 설명.
간담회는 추어탕을 메뉴로 저녁식사를 겸해 진행됐고 김대통령과 이영덕총리·한승주외무장관·이국방장관·김덕안기부장·박관용비서실장·정종욱외교안보수석·주대변인등 9명이 참석.
주대변인은『사태에 대한 종횡적 분석과 전망을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논의하고 정보에 근거해 사태의 추이를 예측하면서 텔레비전도 보는 격의없는 분위기였다』고 소개.
이자리에서 한 참석자가 『정상회담 도중 사고가 벌어졌으면 대통령을 비롯한 우리 대표단이 볼모로 잡히고 전쟁의 위기가 도래하는 상황이 벌어졌을지도 모른다』고 말하자 김대통령도『그것 참 큰일 날뻔했다』고 공감을 표시했다고.〈김교준기자〉
○…오인환공보처장관은 9일 국무회의 결과에 대한 브리핑에서 북한 김일성주석 사인,김주석 사망후 북한의 움직임과 권력체제 변화등 여러 문제에 대해 논의가 오갔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수는 없다고 말해 국무회의에서 김주석 사망을 놓 고 진지한 논의가 오갔음을 암시.
오장관은『많은 논의가 오갔다.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수는 없다.지금으로선 추측보다는 의연하게 우리의 대응태세를 다지는 것이 올바른 방향 아니냐』며 의연하게 대처해 나가되 결코 북한을 자극하지 않는 것이 우리정부의 방침이라고 부연.〈김진원기자〉
○…외무부는 김일성 사망시에 대비해 미리 마련해둔 비상대책에 따라 재외공관등에 북한동향 파악에 주력토록 긴급지시하는 한편 사망원인과 배경 등에 관련된 정보들을 모두 수집하라고 지시.
외무부는 또 박건우차관을 반장으로 하는 김일성 사망 비상대책반을 구성했으며 모든 상황에 대한 정보 수집과 분석,대책 마련을 담당토록 했다.
한승주외무장관은 김일성 사망소식이 전해진 직후 나폴리 서방선진7개국(G7)정상회담에 참석중인 워런 크리스토퍼 미국무장관,제네바에서 북한과 고위급회담을 하고 있는 로버트 갈루치 미국무차관보 등과 각각 두차례 통화했으며 더글러스 허드 ,알랭 쥐페,클라우스 킨겔,고노 요헤이 등 영국·프랑스·독일·일본외무장관등과도 통화.
한장관은 크리스토퍼 미국무장관과 통화에서 유사시에 대비한 한반도 주변 미군사력 강화방안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강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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