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선수 ‘만들어 쓰고 … 돌려서 쓰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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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프로배구에서 외국인 선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하지만 연봉 상한액(28만 달러) 내에서 입맛에 맞는 선수를 구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공수 능력을 겸비해야 하는 레프트 공격수 찾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는 KOVO(한국배구연맹)컵 직전 어쩔 수 없이 라이트 공격수를 뽑았다. 그런데 이들을 활용하는 스타일이 두 사령탑의 개성만큼이나 대조적이다.

 ◆만들어 쓴다=KOVO컵 초반 새 외국인 선수 커트 토펠(미국·2m2㎝)에 대해 혹평이 나오자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은 “(숀) 루니도 만들어 썼다. 토펠도 한번 만들어 보겠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은 후인정·박철우 등 라이트 공격수는 있지만 레프트에는 송인석 외에 주전급 선수가 없다. 이탈리아 전지훈련 때부터 김 감독은 토펠에게 서브리시브, 리시브 직후 공격 가담 등 레프트로서 필요한 훈련을 계속 시켰다. 김 감독은 “토펠 본인은 열심히 하고 있지만 끝내 만족스럽지 못한다면 대체 선수를 찾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돌려서 쓴다=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새 외국인선수 안젤코 추크(크로아티아·2m2㎝)를 ‘공격 전용 레프트’로 활용한다. 안젤코에게 수비를 가르치는 대신, 수비 능력을 갖춘 라이트 장병철을 한 발 더 뛰게 하는 것이다. 안젤코가 후위로 빠질 경우 코트 한쪽에 비켜서고, 장병철이 안젤코를 대신해 서브리시브를 맡는다.

장병철은 ‘수비도 하는 라이트’, 안젤코는 ‘공격만 하는 레프트’인 셈이다. 신 감독은 “정확한 서브리시브에 이어진 세트플레이가 삼성화재 배구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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