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는 KOVO(한국배구연맹)컵 직전 어쩔 수 없이 라이트 공격수를 뽑았다. 그런데 이들을 활용하는 스타일이 두 사령탑의 개성만큼이나 대조적이다.
◆만들어 쓴다=KOVO컵 초반 새 외국인 선수 커트 토펠(미국·2m2㎝)에 대해 혹평이 나오자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은 “(숀) 루니도 만들어 썼다. 토펠도 한번 만들어 보겠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은 후인정·박철우 등 라이트 공격수는 있지만 레프트에는 송인석 외에 주전급 선수가 없다. 이탈리아 전지훈련 때부터 김 감독은 토펠에게 서브리시브, 리시브 직후 공격 가담 등 레프트로서 필요한 훈련을 계속 시켰다. 김 감독은 “토펠 본인은 열심히 하고 있지만 끝내 만족스럽지 못한다면 대체 선수를 찾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돌려서 쓴다=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새 외국인선수 안젤코 추크(크로아티아·2m2㎝)를 ‘공격 전용 레프트’로 활용한다. 안젤코에게 수비를 가르치는 대신, 수비 능력을 갖춘 라이트 장병철을 한 발 더 뛰게 하는 것이다. 안젤코가 후위로 빠질 경우 코트 한쪽에 비켜서고, 장병철이 안젤코를 대신해 서브리시브를 맡는다.
장병철은 ‘수비도 하는 라이트’, 안젤코는 ‘공격만 하는 레프트’인 셈이다. 신 감독은 “정확한 서브리시브에 이어진 세트플레이가 삼성화재 배구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장혜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