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포항 대규모 원정 응원 … FA컵 결승은 ‘포스코 축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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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전남 허정무 감독(左), 포항 파리아스 감독(右)

“전남과 포항을 다들 ‘제철가 형제’라고 하는데, 사실 형제라기보다는 라이벌 쪽이죠.”

 3일 FA(축구협회)컵 축구대회에서 전남 드래곤즈와 포항 스틸러스가 나란히 결승에 오른 뒤 “제철가 형제끼리 집안 경사”라는 축하가 쏟아지자 전남 구단의 한 관계자가 이렇게 말했다. 승부세계인 만큼 양보가 미덕인 ‘형제’보다는 ‘라이벌’이 옳은 표현일 것 같다. 라이벌 의식은 승부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경기 외적 부분이 신경 쓰여=지난해까지 중립지대에서 단판 승부로 치러진 FA컵 결승전이 올해부터는 홈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치러진다. 포항제철소 내의 스틸야드와 광양제철소 내의 전용구장을 오가는 ‘제철소 더비’다. 독립법인인 전남과 포항 축구단의 구단주는 모두 이구택 포스코 회장이지만, 실제 운영과 지원은 두 제철소가 각각 맡고 있다.

 같은 구단주 앞에서 두 팀이 벌이게 될 결승전은 그 자체가 볼거리지만, 경기 외적인 부분도 많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미 두 구단은 부대행사, 응원, 의전 등과 관련해 상대 구단 쪽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구단 프런트들은 홈경기를 먼저 치르길 바라는 눈치다. 전남 구단 관계자는 “홈경기를 나중에 할 경우 상대팀보다 준비를 더 잘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원정응원도 볼거리=광양과 포항을 오가게 될 원정응원단도 또다른 볼거리를 예고하고 있다. 전남은 이미 포항과 맞붙을 경우에 대비, 한국철도공사 쪽에 광양~포항 전세열차가 가능하다는 답변까지 받아놓은 상태다. 2004년 수원 삼성과의 K-리그 챔피언결정전 당시 50여 대의 관광버스를 동원, 경부고속도로에서 수㎞의 행렬을 연출했던 포항은 이번에도 비슷한 원정응원을 구상하고 있다. 한명희 포항 단장은 “포항과 광양은 자매 도시이기 때문에 양쪽 시장이 원정 때 상대 도시를 방문하도록 추진 중”이라며 “포스코와 축구단을 넘어 두 도시가 교류하는 축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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