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 실무접촉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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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예비접촉때와 달리 북대표 이번엔 잦은 미소/우리측 수행원 딸 결혼식에 갈수있을지 화제
○…북측대표단은 오전10시 정각 우리측이 보내준 두대의 그랜저승용차에 분승해「평화의 집」에 도착한 뒤 마중나와 있던 윤여준대표의 안내로 2층 대기실로 직행.차에서 내린 백남준북측대표는 윤대표가『어서오십시오.안색이 밝은 것 같은데요』라며 인사를 건네자 『글쎄요』라고 짧게 응답.
○…한편 우리측 엄익준수행원의 장녀 결혼식이 이날 오후3시로 예정되어 있어 회담장 주변에선 엄대표가 결혼식에 참석할 수 있을 지를 놓고 화제.엄대표는 중요한 회담을 앞둔 처지라 이 사실을 알리지 않으려 애썼다는 후문.
○…2차 실무대표 접촉에 앞서 오전9시55분 판문점 우리측지역「평화의 집」현관앞에서 북측 백대표 일행을 기다리던 우리측 윤대표는『오늘 최대한 의견접근을 시켜야지』라면서 시종 밝은 표정.
윤대표는『나는 경험이 없는 사람이지만 백대표의 어제 태도로 봐서는 저쪽도 굉장히 진지하다』며 이날 대표접촉 결과를 다소 낙관하는듯한 분위기.
그러나 핵심쟁점으로 남아있는 선발대 파견규모와 시기문제,그리고 방송 생중계 문제 가운데 생중계 문제에 대해서는 『그렇게 절충이 쉽지 않을 것같다』는 점을 시사.
윤대표는 선발대 파견 문제와 관련,『겉으로만 보면 북측도 규모의 차이보다 선발대 개념이 없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해 나름대로 절충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
윤대표는 또 한 외신기자가 『평양에 갈때 외신기자도 수행할 수 있겠느냐』고 묻자 『내가 보기에는 어려울 것같다.그 대목은 정말 자신없다』고 답변.
○…접촉이 시작되자 윤대표는『오늘 무척 표정이 밝으신 것 같아 회담이 잘 될 것 같다』고 은근히 실무절차문제 타결을 위한 회담분위기를 조성.
윤대표는『어제 보니까 담배를 무척 즐기시는 것같다』며 『요즘은 비행기내에서 금연이라 외국에 가실 때 불편할듯 싶다』고 화제를 선회. 백대표는 『마음만 먹으면 한달쯤 끊었다가 차라도 마시면 다시 피우게 된다』며 『염려없다』고 답변.백대표는 지난달 28일 예비접촉 때는 상당히 굳은 표정이었던데 비해 이날은 「평화의 집」현관에서부터 자주 미소를 지어 눈길.<판문점=최원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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