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남자들이 걱정하는 병, 복부비만 '뱃 속의 시한 폭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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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몸 사리며 아침.저녁으로 대여섯 가지 영양제를 챙겨 먹는 남자도 꼴불견이지만 뒷날 생각 안하고 몸을 막 굴리는 남자도 걱정이다. 젊은 남자들이 주로 걱정하는 질환들을 총 정리 실제 전문의들의 견해와 어떻게 다른 지 비교해 봤다.

▷복부 비만=잦은 술자리와 운동 부족으로 팔다리는 가늘어지고 배는 볼록 나오는 E.T. 체형은 남자를 서글프게 만든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이 내장과 내장 사이에 지방이 쌓이는 내장지방형(복부) 비만인데 허리둘레÷엉덩이 둘레가 0.95 이상이라면 틀림없이 복부 비만이다.

내장지방은 혈중 인슐린 수치를 높여 결국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지방간.협심증.심근경색.동맥경화.중풍 등 성인병을 불러온다. 실제로 배가 나온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당뇨병은 5배 고혈압은 3.5배 심장병은 2배 가량 발병률이 더 높다. 두루뭉술한 뱃살을 그대로 방치해 두는 것은 뱃속에 시한폭탄을 품고 사는 것과 마찬가지. 죽어라 빼는 게 옳다.

▷치질=젊은 남자들이 치질에 걸리는 이유는 음주 과로 복압을 높이는 심한 운동 등이 원인이다. 특히 음주를 하면 혈관이 확장되는데 이때 치질 혈관도 확장돼 출혈을 일으키기 쉽다.

치질을 완화시키려면 평소에 자세를 좌우로 자주 바꿔주는 것이 좋다. 항문에 힘을 주었다 놓았다 하는 펌프 운동도 반복하면 도움이 된다. 맵고 짠 음식은 피하고 변이 너무 딱딱하지 않도록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치질은 저절로 낫지 않는다. 방치하면 증세만 악화시키는 치질은 수술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디스크='허리 힘이 남자의 생명'이라고 굳게 믿는 남자들은 자칫 허리가 삐끗할까 남몰래 고민이다. 디스크부터 허리관절염을 비롯한 요통에 가장 무리가 가는 동작은 허리를 구부려 비트는 자세다. 여기에 하중이 가해지면 최악의 동작이 된다. 허리가 아플 때는 가능한 한 무거운 물건 드는 것을 피하고 평소에 물건을 들 때도 허리는 세우고 무릎을 펴는 힘을 사용할 것을 권한다.

▷발기부전=애인은 버려도 담배는 못 끊고 데이트는 안해도 술은 꼭 마셔야 하는 당신이라면 발기부전에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섰다고 보면 된다. 장기간 과음하면 정자수도 감소하고 발기능력도 저하된다. 흡연은 혈액순환을 방해하여 음경으로의 혈액공급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 당뇨병 역시 발기부전의 신체적 원인이다. 자전거 안장이 발기부전의 원인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으니 주목할 것.

▷소화불량=속쓰림에 아침은 건너뛰고 점심은 밀가루 음식이나 패스트푸드 저녁은 술 안주로 대신하는 생활이라면 건강상태가 뻔하다.

다른 병 중에서도 위 질환의 경우 증상이 애매한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증상만으로 어떤 병이 있는지 진단하기는 불가능하다. 자가진단으로 소화제나 위 보호제를 복용하는 것도 금물. 증상이 지속적으로 있는 경우에는 위 내시경 검사가 필요하다. 갑자기 변비가 생기거나 변이 가늘어지거나 없던 설사를 자주 하는 등 배변 습관에 갑작 스런 변화가 생기면 대장 검사를 해보아야 한다.

'젊은 남성들이여 조심하라'
의사가 말하는 위험한 병

▷고혈압=성인 남성의 20% 정도가 고혈압이다. 또 고혈압 환자 10명 중 8명은 고혈압이 있는지 조차 모르고 지낸다. 고혈압을 예방하기 위해 줄여야 할 것은 몸무게, 담배, 술, 스트레스, 소금. 늘려야 할 것은 생선, 유제품의 칼슘, 운동량, 마늘과 붉은 포도주.

▷전립선염=주로 50대 이상 남성에게 자주 발병했지만 요즘은 20~30대 남자들도 많이 걸린다. 소변량이 너무 적거나 남아 있는 느낌이 있으면 의심해 볼 것. 성욕이 감소되고 조루증, 발기력 저하 등이 올 수 있다. 바로 병원을 향하는 것이 좋다.

▷간질환=간은 80%가 손상돼도 자가증상을 느낄 수 없는 ‘침묵의 장기’다. 여간해서는 손상을 입지 않는다. 그러나 이런 간도 지나친 과음이 장기간 계속되면 이상이 생긴다. 자칫 무방비해질 수 있는 음주 패턴을 위해선 주 2~3일 정도는 반드시 음주 휴일을 정해 간이 충분히 해독하고 쉴 수 있도록 한다.

▷당뇨병=성인 당뇨병도 최근 연령대가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과체중과 비만. 당뇨병은 방치하면 여러 가지 합병증을 초래한다. 참을 수 없는 갈증, 식후에 더 심해지는 피로감, 갑작스런 체중 감소, 소변 횟수의 증가 등의 증세가 보이면 당뇨병을 의심해 봐야 한다.

서우석 미주 중앙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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