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경선 위기 … 전북·인천 연설회 취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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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주자들의 극한 대치에 따라 경선 판 자체가 깨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도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신당은 2일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날 오후 예정된 전북과 3일 인천의 합동연설회를 취소키로 결정했다. 손학규.이해찬 후보가 전날 밤 심야 회동에서 "정동영 후보의 불법.부정선거 양상에 대한 구체적 재발방지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경선 일정을 잠정 중단해 달라"고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오충일 대표는 "동원 경선, 유사 콜센터, 대통령 명의 도용, 부산의 조직동원 의혹 사건 등에 대해 심히 유감을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국민경선을 정상적으로 치르는 건 무리라고 판단해 후보자 간 재발방지 대책에 대한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후보합동연설회 등을 잠정 중단한다"고 말했다.

다만 6일(대전.충남.전북)과 7일(경기.인천) 경선은 예정대로 치른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 후보 측 김형주 대변인은 "지도부가 6.7일 경선을 중단하고 대책을 내놔야 한다"며 "연설회는 취소한 채 투표만 하겠다는 것은 우스운 결정"이라고 반발했다. 김 대변인은 "3일 서울과 지방의 캠프 주요 관계자가 모두 모인 가운데 대책회의를 열어 주말 경선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경선 전면 중단'과 '후보 사퇴' 등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손 후보 측 우상호 대변인도 "이틀 정도 일정을 취소한다고 해서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을 낱낱이 밝히고 대책을 강구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며 "보다 철저한 진상 규명과 대책 마련을 위해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가세했다.

김영춘.오영식.임종석.최재성.우원식.문병호.강성종 의원 등 초.재선 의원 7명은 "당이 국민경선에 대한 '혁신안'을 마련할 때까지 모든 경선 일정을 중단해야 한다"는 성명을 냈다.

◆정동영 측 "용납 못해"=이에 대해 정동영 후보는 전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제 막 반환점을 돈 경선에서 판을 깨려는 어떠한 시도도 옳지 않고 상식에 벗어난 일이며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정 후보 측 김현미 대변인은 "지금 진행 중인 반민주적 손학규-이해찬 야합은 자신들이 패하는 경선 판을 흔들어 경선 불복으로 가려는 수순"이라며 "연설회 잠정 중단은 당의 결정이니 따르겠지만 경선 일정 자체를 연기하자는 요구는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처럼 정 후보와 손.이 후보 측의 충돌이 전면전으로 번져가지만 당 지도부나 중진들이 뾰족한 중재안을 내놓기도 힘든 상황이어서 당 내에선 '경선 불발→당 분열' 시나리오가 가시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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