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실향민.官街 정상회담 합의 환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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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시민은 물론 농성현장의 파업노조원들까지도 한마음으로 40여년만의 南.北정상간 만남을 반겼다.
그러나 국민들은「섣부른 낙관은 금물」이라는 신중함도 잊지않았다. 철도파업 뒷수습에 연일 철야근무를 해온 교통부와 철도청은南.北 정상회담 합의가 이루어지자 29일 간부회의등을 열어 이에따른 후속조치를 챙기느라 눈코 뜰새 없이 바쁜 모습.
그동안 남북 해빙무드가 조성될 때마다 경의선 철도 연결,항로개설,관광지 공동개발등이 거론됐다가 원점으로 되돌려진 경험을 했던 교통부는 남북 교류 합의때 이를 구체화하는 가장 분주한 부처가 될 것으로 전망.
서울종로구구기동 이북5도청 이북도민회중앙연합회는 남북정상회담소식이 알려진 28일오후부터『정말 남북정상이 만나게 되냐』고 거듭 확인해오는 실향민들의 애타는 전화가 쇄도.
실향민들은 한결같이 남북정상회담을 크게 환영하면서도 2차회담의 일정이 잡히지 않은 것을 크게 안타까워 하는 분위기.
실향민들은『현실적으론 남북정상이 핵문제 때문에 만나지만 서신교환등 이산가족들의 생사확인이 최우선적으로 이뤄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입을 모았다.
劉明哲 이북도민회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조만간 이북도민회 의장단이 모여서 남북정상회담에 바라는 실향민들의 건의사항을 결정하기 위해 회의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재야단체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공동대표 洪根洙목사(57)는『남북정상이 만난다는 사실만도 역사적 의의가 크다』고 이를 반겼고「자주평화통일 민족회의」安충석 상임위원장도『온 겨레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합의를 이룬 낭보』라며『기본합의서.비핵화 공동선언등 사문화된 상호합의를 이번 기회에 되살려 평화정착문제를 중심과제로 다루고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시켜 주길바란다』고 강조했다.
「민주주의민족통일 전국연합」(의장 李昌馥)은 성명을 통해『최근 북한핵문제를 둘러싸고 조성된 한반도 군사긴장을 완전히 해소하는 계기로 삼아줄 것』을 요청했다.
***시 장 서울동대문종합시장 포목점 송도상회 주인 車錫煥씨(49)는『우선 반갑지만 북한측의 지금까지 행동으로 보아 크게기대되지는 않는다』며『무엇보다 이산가족왕래등 민족전체가 마음놓고 서로를 찾을 수 있는 조치만이라도 합의됐으면 대단한 성공 일 것』이라고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오동직물 직원 金光伯씨(26)도『크게 환영한다.이번 회담을 통해 사할린 동포문제.러시아 벌목공들의 인권문제도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청와대PC통신 『이제 통일을 준비해야 한다.통일은 민족의 여망이다.이제 광범위한 통일논의를 진행시켜야 할 때다.』 『한총련의 사무국장 平壤 파견 강행계획은 이제 명분이 없다.진정 통일을 원한다면 南北정상회담에 통일논의를 일단 맡길 때다.
』 28일 밤과 29일 오전 천리안의「청와대 한마당」과 하이텔의「큰마을」메뉴에 떠오른 컴퓨터통신 가입자들의 南北정상회담에 거는 기대 및 반응들이다.南北정상회담 결정 소식이 전해진 28일 오후 늦게부터 29일 오전까지 하이텔과 천리안에 는 전국 각지에서 수십여통의 메시지가 전송됐다.이들 메시지들은 통일에 대한 성급한 기대를 표명하는가 하면 북한의 전략에 대한 경계심을 늦춰서는 안된다는 염려도 나타냈다.
****농성장 명동 성당에서 6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는 서울지하철노조원 장교영씨(28.서울 지하철 노조 차량지부)는 남북정상회담개최합의를 국민의 한사람으로 환영한다 면서 그러나 단위사업장 파업과는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에 농성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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