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너도 봤니, 할아버지의 '과학 사랑 UCC'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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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이상희(사진) 전 과학기술처 장관이 올해 칠순을 맞아 최근 인터넷에서 ‘과학사랑 동영상 사용자 제작 콘텐트(UCC)’ 행사를 열고 있다. 사회 전반에 이공계 기피 현상이 확산되는 가운데 외국에서 박사학위를 딴 이공계 두뇌들이 귀국을 꺼리자 과학계 원로로서 안타까운 심정을 호소하기 위해서다. 네티즌도 앞다퉈 그의 개인 홈피(www.cyworld.com/rheeshone)에 들어가 온라인 과학 사랑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이 전 장관은 “칠순이라고 해서 먹고 마시는 비생산적인 잔치를 벌이는 대신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며 “젊은 세대에 어필하려고 온라인 과학 사랑 이벤트를 열었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손자 두 명과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며 찍은 동영상에서 그는 영화 ‘디워’에서 이무기가 여의주를 품고 하늘로 승천하는 장면을 거론하며 “오늘날 여의주는 ‘과학기술’”이라며 캠페인을 하게 된 취지를 소개했다. 또 중국의 과학보급클럽 회원이 1억2000만 명에 달한다는 통계를 내세우며 우리나라가 과학기술을 외면하면 중국 경제의 식민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메시지도 전한다. 개인 캠페인인데도 미니 홈시어터와 개인휴대단말기, 닌텐도 게임기 등 푸짐한 경품을 내걸었다. 이 전 장관은 “좀 더 많은 젊은이에게 과학 사랑 의식을 심어 주기 위해 개인적으로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약대 출신인 그는 과학기술처 장관(1988∼90년)과 국가과학기술자문위원장(93∼96년)을 역임했으며, 11·12·15·16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한변리사회 회장(2004∼2006년)을 맡기도 한 그는 2005년부터 세계사회체육연맹(TAFISA) 회장으로 일하고 있다.

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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