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금실 법무, 경찰간부 특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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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판사도 했고 변호사도 했지만 지금도 제복 입은 경찰관만 보면 무서워요."

강금실(康錦實)법무부 장관이 30일 경찰 앞에 나섰다. 이날 경기도 용인에서 열린 '전국 경찰 지휘관 워크숍'에서 경무관급 이상 경찰 32명을 상대로 특강한 것이다. 법무부 장관이 경찰 대상 강연을 한 것은 사상 처음으로 최기문(崔圻文) 경찰청장이 직접 부탁해 성사됐다.

40여분에 걸친 강연에서 康장관은 "너무 검찰 수사가 전면에 나서서 비난을 받거나 충돌을 일으키는 것은 피해야 한다. 가급적 1차 수사는 경찰에 맡기고 법률적인 준사법기관으로 검찰을 바꿔야 한다"며 검.경 간 관계 설정 구상을 밝혔다.

康장관은 경찰 수사권 독립 등을 둘러싼 검.경 갈등에 대해 "자기 조직이 어떻게 하면 잘될까가 아니라 국민이 어떻게 하면 잘될 수 있을까라는 관점에서 봐야 한다"며 "앞으로 틀렸다고 생각될 땐 틀렸다고 솔직히 인정하려 한다"고 말했다.

또 "과거엔 여성장관이 호주머니에 손을 꼈다는 이유로 해임된 적도 있지만 지금은 제가 껴도 멋있다고 한다"며 "국민이 이런 변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에 제가 1년 가까이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문일답 시간에 자신의 총선출마설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康장관은 "출마설에 너무 시달려 죽을 뻔했는데 이제 거의 끝나간다. 선거관리 주무부서로서 총선관리나 잘 하겠다"며 선을 그었다. 강효리라는 별명에 대해선 "강금실이란 이름이 촌스럽다는 말을 많이 듣는데 강효리라고 하면 뭔가 세련된 것 같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김정하 기자 <wormhole@joongang.co.kr>
사진=김춘식 기자 <cyjb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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