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안짱다리 자세만 조금 고치면 자라며 저절로 펴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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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돌이 지난 아기가 아장아장 걷는 모습은 여간 귀여운 것이 아니다. 그러나 별 탈없이 무럭무럭 잘 자라는 줄 알았던 어린아이가 갑자기 서 있을 때 무릎사이가 벌어지고 O자형 다리모습을보일때 부모들은 안짱다리가 아닌가 하고 걱정하기 시작한다.
실제 커서도 보기 흉한 안짱다리가 될까 두려워 무릎사이가 조금만 벌어져도 교정용 보조기를 서둘러 착용시키는 부모도 있다는것. 하지만 대부분의 안짱다리는 어릴때 자세만 조금 바로 해 주면 성장하면서 저절로 곧게 펴지게 되므로 지나친 걱정은 금물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崔仁虎 서울大의대교수(소아정형외과)는『안짱다리는 뼈를 자라게하는 성장판에 무리가 갈 정도로 심하게 휜 경우를 제외하곤 대개 자라면서 저절로 교정된다』며 『부모들의 지나친 관심때문에 불필요한 보조기를 채우는 것은 어린이들에게 심리적 으로 부담만된다』고 설명했다.
안짱다리는 체질적으로 유전되는 수가 많으나 실제 교정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1천명중 한명꼴로 드물다는 것.
또 서너살까지는 누구나 안짱다리경향을 지니게 된다는 것인데 이는 태아시절 자궁속에서 취하는 특이한 자세때문이다.
즉 태아는 두 팔을 들고 허벅지를 벌리며 무릎을 굽히는 낙하산자세를 계속 취하게 되므로 출산이후 근골격이 어느정도 발달하기 전까지는 O자형 다리를 갖게된다는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휜 다리를 편다거나 키를 자라게할 목적으로기저귀등을 갈때마다 다리를 잡아당기거나 해선 안된다는 것.
무릎을 서로 붙이고 앉아 TV를 보는 자세와 엎드려 자는 자세도 금물이다.무릎을 억지로 편다거나 잡아당기는 것은 골반과 대퇴골사이 관절인 고관절의 탈구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에도 아기를 등에 업을 때 아기다리를 벌리고 업는우리와는 달리 무릎을 편 채 업는 관습때문에 선천성 고관절탈구어린이가 매우 많다는 것.
선천성 고관절탈구는 어린아이가 성장한 후 다리를 절게되는 가장 흔한 이유중 하나며 치료를 위해선 복잡한 수술이 필요한 까다로운 질환이다.
어린아이의 안짱다리는 다소 부모의 눈에 거슬리더라도 걷는데 지장이 없는 정도라면 자라면서 근육과 관절의 힘에 의해 저절로교정되기를 기다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이다.
〈洪慧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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