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 巨商 생필품 10억弗어치구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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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이달초 對北제재를 위한 국제협의가 한창일때 한 요르단人이 金浦공항에서 英國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지난 4월말 서울에 와 한달 이상 머물렀던 그는「살만」이라는이름을 사용한 요르단의 巨商이었다.그는 유엔의 경제제재를 받고있는 이라크에 보낼 소비재를 한국에서 사가기 위해 줄잡아 국내1백여 업체들과 상담을 벌여 약 10억 달러 상당의 구매 계약을 하고 수출신용장 개설등을 위해 런던으로 가는 길이었다.〈中央日報 2일字 8面 참조〉 신분 노출을 극히 꺼린 그는 특히 美國의 시선을 끌지 않기 위해 在美교포 金某씨를 구매대리인으로내세웠고 자신이 한국을 떠난 이후에도 金씨를 계속 서울에 머물게 하고 있다.
살만과 국내업체들은 아직도 거래사실을 공식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따라서 정확한 계약규모를 집계하기는 어려우나 金씨와 자주 접촉,농기계를 팔기로 계약한 某업체 관계자는『그동안 1백여개 업체들로부터 약 10억달러어치를 수입키로 한 것으로 안다』고 전한다.
올해 우리나라 총수출 목표액(9백억달러)의 1.1%를 웃도는물량이 중동의「큰손」에 의해 한꺼번에 처리된 것이다.
기업별로는 대기업인 H社가 1억달러,K社가 3억달러로 덩치가가장 크고 양말.신발.의류제조업체인 M.I社등 중견.중소기업들도 각각 50만~5백만달러씩 계약 했다.
이 중 3억달러에 가까운 농기계.잡화등 일부 품목들은 이미 외무부를 통해 유엔의 수출승인을 받았고 살만은 이들에 대해 금주초 英國系은행을 통해 신용장을 열 예정이다.
업계에서는『살만이 사들이기로 한 민수용 소비재가 軍用으로 전용될 염려는 전혀 없으므로 유엔의 수출승인이 나오도록 외무부등이 여러 창구를 통해 적극 설득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실제로 살만은 서울을 떠나기 직전『나의 구매활동이 美國의 시선을 끌게되면 유엔으로부터 수입승인을 받기 어려워진다』며 출국을 서둘렀다고 그와 접촉했던 국내 기업인이 전했다.
살만과 계약한 D社 관계자는『인도적 차원에서나 우리나라 기업을 위해서나 이번 계약은 정치적인 이유를 떠나 아무런 장애없이실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南潤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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