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이웃 주부극회 창단 10주년 기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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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8일 오후2시 서울 세종로 현대빌딩 2층 소강당.
웬 남자 목소리가 문밖까지 쩌렁 쩌렁 울려나오는가 하면 간드러진 여자 목소리도 간간이 들려온다.그러나 어쩐일인지 문을 열고 들어서니 남자 모습이라곤 눈을 씻고 봐도 없다.다만 이마에땀방울이 송송 맺힌채 연기에 열중하고 있는 30 ~50대 주부들만 4~5명이 있다.
이는「새이웃 주부극회」가 준비중인 창단10주년 기념연극『플라자호텔 719호』의 연습광경.16~18일 현대 토아트홀(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내)에 올려질 이 연극에 새이웃주부극회는 10년이란 세월동안 닦아온 기량을 맘껏 과시할 예정이다 .
지난 85년 창단된 새이웃주부극회는 연극을 통해 새로운 삶을창조해가는 주부들만으로 구성된 아마추어 연극모임.민간 사회교육단체인 한국 지역사회교육중앙협의회(회장 鄭周永)에 소속돼 있는주부연극단체로 창단 첫해 12월 지역사회교육후 원회 강당에서 첫 무대를 선보인후 해마다 두세차례씩 쉬지않고 공연을 해왔다.
주부극회 23회 공연작인 이번 작품은 플라자호텔 719호라는동일한 공간에서 발생한 세가지 이야기를 그린 닐 사이먼 원작의코미디물.
3부작으로 구성된 이 연극은 남편의 외도,화려한 결혼생활에 대한 망상,부모.자식간 단절된 의사소통등 문제를 통해 혼란을 겪고있는 현대가정의 문제를 코믹하게 풍자.고발하고 있다.연출은창단때부터 빠지지 않고 맡아온 李종용씨(이화여고 교목)가 맡았다. 창단멤버로 회장직을 맡고있는 權祚禮씨(50.서울종로구부암동)는『보통 1주일에 한번씩 해오던 연습을 20일 전부터는 매일 3~4시간씩 강행군하고 있다』며『프로에 못지않은 기량을 선보일 것』이라고 의욕을 내보인다.
14명의 30~50대 주부로 구성된 「새이웃 주부극회」는 회원 모두가 여자인지라 초창기땐 남자역할이 제일 힘들었다고.그러나 이제는 처음보는 이는 남자로 속을 만큼 연기가 능숙하다.
22개 공연작중 최대 히트작은 사회생활로 또 가장 역할로 다닳아 옷만 남은 남자를 그린 제4회작『다 닳은 사나이』와 외도한 남편에게 멋지게 복수하는 제17회작『아내라는 직업을 가진 여자』. 회원 李然浩씨(55.서울송파구잠실동)는『대사를 외우다보면 몰입하게 되고 이는 정신건강에 매우 도움이 된다』며 원하는 주부들에겐 언제나 문을 열고 있다고 말한다.공연은 16일엔오후 7시,17~18일엔 오후4시.7시 두차례.(73 2)5560. 〈文敬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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