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종장례식 활동사진 발견-美 南加州大 도서관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조선왕조 비운의 마지막 왕인 純宗(1874~1926.재위기간은 1907~1910)황제의 장례식 과정을 상세하게 담은 16㎜필름이 발견됐다.
서울학연구소 미국소재 서울사료탐사팀(책임자 柳永益 한림대교수)이 미국 남가주대학 한국전통문화도서관에서 최근 발견한 이 필름은 순종의 장례일인 1926년 6월10일 장례행렬이 돈화문앞에서 출발하는 장면부터 시작된다.
이 필름은 미국 교포신문 신한민보사의 金운하사장이 소장하고 있던 16㎜ 무비카메라로 찍은 것으로 金사장이 남가주대 한국전통문화도서관에 비디오테이프로 복사,기증한 것을 서울사료탐사팀이찾아낸 것이다.
장례행렬 장면을 보면 맨앞에 말을 탄 일본경관이 섰으며 그뒤로 일본 해군군악대와 기병.보병등이 따르고 혼백을 모신 신련(神輦)과 수백개의 만장(輓章)이 보인다.장례행렬 후미에는 상복을 입은 수많은 백성들이 울며 뒤따랐다.
장례행렬은 단성사앞과 하랑교(당시 청계천에 있던 다리중의 하나)를 지나 황금정3정목(현재 을지로3가)에서 왼쪽으로 돌아 영결식장인 훈련원(현재 동대문운동장)에 이른다.
훈련원에서 영결식을 거행한뒤 동대문과 청량리를 지나 유택인 경기도양주군미금면금곡리의 유릉(裕陵)에 도착하는 모습등을 담고있다. 상영시간은 모두 4분40초이고 제목은「융희황제의 장례식」(The Funeral of Emperor Leuing-hi)으로 되어 있으며 촬영자는 알려지지 않았다.
탐사팀 高錫珪박사(39.서울학연구소 초빙연구원)는『지금까지 사진으로만 알려진 순종의 장례식 과정을 생생한 활동사진으로 담은 필름 발견으로 조선조 국왕의 장례식 절차 등을 자세하게 연구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李 啓榮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