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서초 '부자' 구청엔 국고 지원 삭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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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완 기획예산처 장관은 21일 "강남구.서초구처럼 재정자립도가 양호한 지방자치단체는 내년부터 국고 지원을 10% 정도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신 자체 세수 기반이 약해 재정자립도가 떨어지는 지방정부에는 국고 지원을 늘려주겠다는 것이다. 장 장관은 이날 오전 라디오에 출연해 "복지 예산이 늘어나면서 일부 지자체가 재정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지적에 이같이 답변했다. 그는 "현재 일률적인 국고 지원 비율을 내년부터 차등화할 계획"이라며 "재정 상태가 어려운 지역은 현재보다 국고 지원금이 10% 증액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교부금이나 종합부동산세를 배분할 때도 이런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덧붙였다.

2003년 기준으로 전국 자치구를 살펴보면 재정자립도가 가장 높은 곳은 서울 서초구(90.8%)였고, 가장 낮은 곳은 광주 남구(22.1%)였다. 두 지자체의 재정자립도는 4배 이상 차이가 난다.

장 장관은 또 내년 예산안에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증가율이 낮은 것에 대해 "이제는 SOC를 비롯한 경제 분야는 민간의 풍부한 자본을 활용하고 복지 수요는 재정에서 담당할 수밖에 없다"며 "이것이 선진국으로 진입해 가는 발전 경로"라고 설명했다.

장 장관은 국가 채무에 대해 "그동안 금융회사 등에 지원한 공적 자금을 국채로 전환함에 따라 통계상 국내총생산(GDP)에서 국가 채무가 차지하는 비중이 올라갔다"고 말했다.

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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