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전문점 속속 선보여-E마트.아웃레트이어 프라이스클럽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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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5월31일 오후 서울도봉구창동 E마트.즐비한 철제선반들에는 천장까지 물건더미가 쌓여있고 쇼핑카트를 끌고 다니는 주부들은 익숙한 솜씨로 꾸러미로 된 물건을 주워담는다.
일반상점이나 백화점과 달리 모양낸 진열도 없고 판매원도 없다.슈퍼마켓처럼 출구의 계산대에서 여직원이 계산한다.옆에 쌓여있는 비닐봉투에 물건을 담는 것도 고객의 몫이다.
『무엇보다 물건값이 싸 좋아요.라면.참치통조림.치약.비누같은것들을 한꺼번에 사다놓고 쓰면 경제적이죠.』 동네부인의 자동차를 함께 타고왔다는 柳英子씨(38.주부.서울상계동)의 말이다.
최근 유통업체들이 「비싸야 팔린다」던 종래의 신화(?)를 벗고 싸게 물건을 파는 방법을 실험하고 있다.
통칭 디스카운트 스토어로 불리는 이 신종 유통업체는 현재 서울창동의 E마트와 서울당산동 2001아웃레트가 문을 열고있다.
이밖에 프라이스클럽과 마크로도매센터등이 올 9월과 내년 9월에각각 개점될 예정이다.
다른 대형 유통업체들도 구체적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고 있으나「적극 검토중」이라는 팻말을 내걸었다.
신세계백화점이 지난해 11월 개점한 E마트는 미국.유럽등지에서는 일반화돼 있는 창고형 할인매장이다.
창고같은 건물에 인테리어.디스플레이를 완전 배제한 것이 특징.판매원도 없고,꾸러미판매가 기본이다.시설비.서비스비.낱개포장비를 절약,소비자 물건값을 낮추는 전략.식품.생활잡화등 공산품이 주종이며 가격은 6만원짜리 안락의자가 3만5천 9백원,3천6백원짜리 피존이 2천7백40원등 최소 10%에서 최고 55%까지 싸다.2001 아웃레트는 이랜드그룹이 지난 4월 개점한 박리다매형 할인매장.직거래 농축산물과 제 시즌에 팔리지 않은 재고의류를 모아 할인가격으로 판매한다.
와이셔츠 5천원,반바지 6천원등.유통단계의 축소와 의류메이커들의 재고 처분등이 맞물려 값을 크게 내렸다.이밖에 올 가을에선보이게 되는 신세계직영 프라이스클럽(서울양평동)은 회원제 창고형 도소매업으로 또 다른 형태.회원에 가입한 소 매업자나 일반인들만 이용할 수 있다.도매중에서도 가장 싼 값에 유통시킨다는 계획이며 공장에서 나올때 포장단위로 판매된다.배달도 없고,판매원도 없다.
최근 인천에 개설허가를 받은 한국마크로사의 도매센터도 이와 비슷한 형태.일반인회원은 받지 않고 소매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순수도매센터라는 점이 다르다.
그러나 이러한 할인전문점은 아직 시작단계에다 땅값이 싼곳을 찾아 세워지므로 소비자들이 찾아가기가 불편하다.또 판매원이 없으므로 제품에 대해 잘모를 경우 사기가 어렵고,싸다는 유혹때문에 불필요한 물건까지 살 위험이 있다.가전제품.의 류등은 모델이 한정돼 있고,유통가격의 문란을 꺼리는 업체들이 물건내놓기를꺼려 원하는 물건을 살 수 없는 경우도 많다.
〈梁善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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