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원대 펜티엄PC 광고 허위.과장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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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1백만원대 펜티엄PC라니요.어림도 없는 말이에요.이것 저것알아보지 않았더라면 속아 샀을 겁니다.』회사원 曺모씨(25)의항변이다.
최근 「1백만원대의 펜티엄PC 등장」이라는 광고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1백90만~1백99만원 사이로 가격이 표시되어 있는 이들 제품들을 과연 「진짜」 펜티엄PC로 볼 수 있는가에 대한의문이 일고 있다.
5월초 D社가 내놓은 소비자가격 1백98만원의 펜티엄PC(모델 CPC-5860A)의 경우 제대로 된 펜티엄 PC 기능을 하기에는 어림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우선 PC의 핵심 보조기억장치인 하드디스크(HD)가 빠져 있고 플로피디스크드라이브(FDD)가 없어 디스켓 사용이 불가능하며 기본 소프트웨어인 윈도우 프로그램도 들어있지 않다.이런 컴퓨터를 586급의 펜티엄PC라며 이용할 사람은 없 을 것이라는지적이다.
그럼 이런 것들을 추가,쓸만한 펜티엄PC로 만들었을 때 얼마짜리가 되는가 보자.
우선▲컬러 모니터 30만원 정도▲3백40메가바이트(MB)의 하드디스크 40만원▲FDD 5.25인치와 3.5인치 2개 7만원▲마우스 5만원▲한글윈도우 워드 20만원 등 보통 PC에 달린 장치들을 부착하면 어림잡아 1백만원이 넘는다.
결국 이런 장치들을 제대로 갖춰 출고된다면 이 PC의 가격은3백만원 정도 되는 셈이다.따라서 1백만원대라는 가격은 일단 소비자의 눈길을 끌고 보자는 속셈에서 나온 광고전략일 뿐인 셈이다. 일부 중소기업이 1백99만원에 시판하는 펜티엄PC의 경우도 메인 메모리의 용량을 낮추고 필수 소프트웨어를 넣지 않는등 1백만원대로 짜맞추기 하고 있다.
『수십개 업체의 치열한 가격 경쟁과 1백% 외국산인 칩.운영체계(OS)를 써야하고 여기에 제조기술 로열티까지 감안하면 남는 것이 없는 장사』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푸념이다.하지만「詐術」에 가까운 광고를 앞세워 영업할 수는 없 는 일이라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일치된 지적이다.부품 내용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주는 광고가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金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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