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시조 백일장 1월] 차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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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눈발처럼 속깃 풀풀 날리는 새이고 싶어

접은 듯 날개 모아 날렵하게 솟아오른다

지난 일, 남루를 벗고 따라 오려 애써도.

감나무 가지끝엔 까치밥 등을 밝혀

때묻은 텃새 허기를 달래는 저녁

까마득 잊어버렸을까 갈대빛 굽은 등뼈.

젖은 안부 품에 안고 거리를 떠돌지만

펴지 못한 기다림 앉지 못해, 눕지도 못해

한줌 씨 뿌리고 나면 못 이긴 척 봄은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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