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재건 집중 지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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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라크 키르쿠크로 파병될 한국군 사단의 편제가 사실상 확정됐다. 김태영 국방부 정책기획국장은 29일 "파병 사단은 3천6백명 정도로 이 중 경비병력은 8백여명, 재건지원 병력은 1천6백여명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병력 편제에서 드러나듯이 파병 부대인 '이라크 평화.재건사단'은 자체 경비와 재건 지원이라는 두 방향으로 집중돼 있다. 한쪽에선 아군 보호를, 다른 한쪽에선 현지 치안과 질서 확보를 통해 사회간접시설의 복구 등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당초 국방부는 공병부대인 서희부대의 확대를 검토했다. 그러나 한국군이 현지 복구 작업에 대거 나설 경우 노출에 따른 공격 가능성을 우려해 공병부대 증원을 포기했다. 대신 이라크 군.경을 양성하고 현지 자치기구를 도와 이라크인들이 자체 재건에 나서도록 간접 지원한다는 계산이다.

특히 재건지원 부대는 향후 한국 업체의 현지 진출을 지원한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연합군임시행정처(CPA)등이 우리 파병지역에 복구 예산을 배정하면 한국 업체의 복구 작업 참여가 가시화될 것"이라며 "재건지원 부대는 이들 한국 업체 경비도 맡는다"고 밝혔다.

외교통상부.건설교통부 등과 함께 현지에서 '민사협조팀'을 구성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 국방부는 학교 운영.태권도 지도 등 친한(親韓)활동과, 이라크 군.경 교육 등을 제외하면 파병 부대의 현지인들과의 접촉은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김태영 국장은 이를 "(키르쿠크)시내를 (태극기가 그려진)장갑차가 돌아다니지는 않을 것"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우리보다 앞서 파병한 폴란드.이탈리아군이 공격받은 데서 나타나듯 저항세력의 공격은 파병국 입장과는 무관하게 이뤄진다는 데 우리 정부의 고민이 있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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