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열전>향기나는 광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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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우리가 각종정보를 접하는 수단가운데 코를 빼놓을 수는 없다.
그러나 매스미디어등을 통한 전달이 불가능한 탓에 눈이나 귀만큼활용이 안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보니 향기나 냄새를 기업의 판촉활동에 활용하는 「향기마케팅」은 우리에게 말 자체가 아직까지 생소한 편.하지만 선진국에서는 시.청각을 이용한 판촉활동이 치열한 경쟁으로 우열을 가리기가 힘든 반면,향기는 때에 따라 그 어떠한 시 .청각적 메시지보다도 구매활동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해 후각을 응용한 광고와 제품,서비스개발에 관심을 쏟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금도 외국잡지에서 종종 접할 수 있는 냄새나는 광고.
제품의 특성을 나타내는 향료를 잉크에 섞어 인쇄하거나 극소형향료캡슐들을 종이에 바르는 식으로 이뤄지는 냄새광고는 지난49년 日本의 비누회사인 미쓰와社가 아사히신문에 게재한 것이 세계최초다. 이 광고는 인쇄잉크 냄새때문에 큰 효과가 없어 단발에그쳤지만,모리나가社가 이를 보다 발전시켜 카라멜냄새가 나는 신문광고를 만들어내면서 日本.美國등 각국기업들이 향기와 마케팅을연결짓도록 한 계기가 됐다.
이후 외국의 주요화장품.식품.생활용품회사중에는 「스멜러」라는향기감별직종까지 생겨나게 됐다.美國의 향수회사인 에록스社 경우는 아예 향기 차원을 넘어 性유인호르몬의 일종인 페르몬을 향수에 이용하고 있을 정도다.며칠전 잎의 향기로 모 기를 쫓는 화초가 국내에 시판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지만 日本다이와보社는 지난해 이미 모기를 쫓는 방향제를 포함시킨 섬유를 개발,인기를 얻고 있는 상태다.
국내에선 86년1월21일자 中央日報에 게재된 삼성전자의 냉장고광고가 국내최초의 냄새 광고였고,최근들어 향수.방향제외에 문지르면 향기나는 카드,악취를 없애주는 종이등 향기와 관련된 제품이 조금씩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삼림향기를 내보내는 등산용품매장,마음을 차분하게하는 향기를 내뿜는 병원,바다내음을 내보내는 수영복패션쇼와 같은 日本기업의 활동에 비하면 걸음마 단계에 불과해 앞으로 국내기업들도 조금 더 향기에 「코를 돌려야」할 것 같다.
〈李孝浚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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