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16강진입 비쇼베츠진단-심리적 자신감 가져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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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한국축구의 월드컵16강 진출여부는 마인드컨트롤에 달려있다.
』 지난2월 한국팀 기술고문으로 초빙된 아나톨리 비쇼베츠 前러시아대표팀감독(48)은『월드컵개막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새로운기술을 습득하거나 체력을 끌어올리는 것은 무리이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심어주는 것이 급선무』라고 23일 진단했다. 88서울올림픽때 옛소련팀을 우승으로 이끈 명장이자 70멕시코월드컵 벨기에와의 경기에서 수비수 3명을 따돌리고 월드컵史에 빛나는 멋진 골을 성공시킨 장본인인 그는『세계최고 기량을자랑하는 브라질이 독일에 번번이 패하는 것도 주로 심 리적 열세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선수들은 잘하다가도 문전혼전이나 기습공격을 받을 때등「미묘하고 복잡한 상황」에서 당황한 나머지 우왕좌왕하는 경우가 많다. 연습때 척척 들어맞던 롱패스 성공률이 게임중 40%정도에 그치고 결정적 슈팅찬스를 놓치는 원인 역시 심리적 불안탓이크다. 그러나 승부는 보통 한순간의 빈틈에서 결정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그는 또 한국이 불필요하게 품을 많이 들이는비경제적 플레이를 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강약을 조절하지 않고 처음부터 무리하게 뛰는데다 중앙돌파를 시도하는 경우에도 양쪽 윙들은 「관습대로」 터치라인을 따라 뛰어들어갔다 다시 뛰어나오는등 공연한 체력소모가 많다는 것. 비쇼베츠 기술고문은 최근 한국이 치른 여섯차례의 평가전에대해서는『한국선수들이 어느정도 자신감을 갖는 계기가 된 것은 사실이지만 본선무대에서 이겨야 하는 게임과 져도 좋은 게임,비기는 게임을 상정해놓고 각각의 전술등을 시험했어야 했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그는 본선무대에서 한국과 맞닥뜨릴 독일.스페인의 전력을 최종탐색하기 위해 유럽에서 벌어지는 독일-아일랜드전(29일. 독일),스페인-핀란드전(6월2일.핀란드)을 지켜본뒤 미국으로 가 한국대표팀과 합류한다.
〈鄭泰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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