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윈윈 추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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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삼성전자가 843개 협력업체에 지급할 4700억원 규모의 구매 물품 대금을 추석 전인 20일 전액 현금으로 지급한다. 삼성전자는 이달 27일 협력업체에 지급할 예정이던 이달 분 물품 대금을 20일로 일주일 앞당겨 지급한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추석 연휴가 22일부터 닷새간 이어지는 만큼 기업들은 보통 25일 전후에 지급하는 급여를 21일께 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중소 협력사들이 결제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면 종업원에게 급여나 보너스를 제때 주지 못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가 대금 지급을 앞당긴 것은 이 같은 일을 피할 수 있도록 배려해 협력사들의 사기를 높이고 자금 부담도 완화해 주기 위한 것이다.

 이 회사는 보통 매월 12일과 27일에 구매 대금을 지급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추석을 맞아 중소기업 협력사가 종업원 급여를 연휴 시작 전에 지급하는 데 자금 부담이 없도록 배려한 것”이라며 “중소기업과의 윈-윈 상생 협력을 위해 실천하는 다양한 노력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2005년 2월에도 설날을 맞아 6900억원 규모의 대금을 조기 지급한 바 있다. 또 같은 해 3월부터는 중소기업에 지급하는 대금을 어음에서 전액 현금으로 바꿔 결제해 왔다.

 삼성전자 협력사협의회인 협성회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납품업체들이 이자 비용만 7억원 안팎을 줄일 수 있다”며 “급전 마련을 고민하던 경영진이 시름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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