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매 이닝 타자 1명씩 울린셈-선동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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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그것은 무더운 여름날의 소나기.혹은 갈증을 달래주는 한모금의감로수. 삼진(스트라이크 아웃).
홈런이 타자의 꽃이라면 삼진은 투수의 보람이다.
투수들은 삼진을 빼앗을 때마다 자신의 투구에 대해 무한한 자신감을 느낀다.반면 당하는 타자들은 치욕과 패배감에 휩싸인다.
따라서 삼진은 그 날의 경기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삼진을 많이 기록할수록 투수들은 투구내용이 좋아지고 타자는 그 수모를 되씹다 실책을 저지르는등 더 큰 愚를 범하기 일쑤다. 이같은 삼진의 위력은 최근들어 많이 평가절하됐다.
많은 경기를 치러 순위를 결정하는 프로야구에서는 일시적인 청량감보다 승리가 더욱 필요했고 승리를 위해 점수를 주지않는(방어율)투수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해태 宣銅烈이 22일 국내프로야구 투수로는 처음 1천5백 탈삼진 고지를 점령했다.지난 85년 프로에 데뷔한후 3백1경기 1천4백70이닝동안 5천24타자를 상대로 솎아낸 기록이다.
평균 게임당 5개꼴이며 이닝당 1명의 타자가 희생양이 됐다.
宣은 또 한게임 최다 탈삼진 타이기록(16개)과 연장경기 최다탈삼진기록(18개.13회),매회 탈삼진,선발타자 전원 탈삼진기록등도 함께 보유하고 있다.가위 삼진왕이라 할만하 다.
미국 메이저리그는 지난해 은퇴한 놀런 라이언이 27년간 8백7게임에서 5천7백14개를 빼앗은게 최다기록이다.게임당 평균 7개를 기록,宣보다 2개 앞서 있다.라이언은 47세까지 투수로활약한 바 있어 올해 31세인 宣도 3천탈삼진 달성은 어렵지 않으리란 전망이다.
한편 이웃 일본은 60년대에 활약한 재일 교포 가네다(金田 正一)투수가 4천4백90개(게임당 7.31개)로 탈삼진 기록을보유하고 있다.
〈權五仲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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