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외무통일委 李부총리 DJ관련 논평 따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23일 오전부터 열린 국회외무통일위는 金大中 亞.太재단이사장의 발언파문과 이에대한 李洪九부총리겸 통일원장관의 반박논평 문제를 둘러싸고 정부.與黨과 民主黨이 뜨겁게 맞붙었다.
이날의 관심사는 民主黨의 李부총리에 대한 공격수위였다.李부총리는 6共 통일원장관을 맡고 있던 시절부터 金이사장과는 각별한사이로 알려졌다.
92년 대선당시 金이사장의 섀도 캐비닛(당선에 대비한 내각.
일명 그림자 내각)의 명단속에는 李부총리가 항상 포함돼있었으며金이사장의 평소 발언에서도 그를 배려하는 내용이 적지않았다는 것을 金이사장의 측근들은 모두 알고있다.
4월말 尙武臺국정조사 관계로 與野관계가 악화되고 李會昌총리 사임이 파문을 일으키는 와중에 취임한 李부총리에 대해 民主黨이이례적으로 논평을 내지않았던 것도 金이사장과 李부총리의 관계를고려한 때문이다.
따라서 李부총리의 DJ발언에 대한 반박논평이 나왔을 때 民主黨측에서는「뒤통수를 맞은 기분」이라며 상당히 당황했고 섭섭함도그만큼 더 커 보였다.
民主黨은 이날 회의에 앞서 가진 외무통일위 소속의원들의 대책회의에서 金이사장의 오랜 측근이자 亞.太재단의 행정기획실장을 맡고있는 南宮鎭의원을 대표주자로 내세워 李부총리의 발언배경과「外壓說」여부를 집중 추궁키로 했다.
南宮의원은『李부총리의 발언과 언론보도는 사실을 왜곡하고 金이사장을 흠집내려는「신판 容共음해」』라고 주장하고 金이사장의 미국에서의 발언내용과 워싱턴타임스紙와의 인터뷰 원문을 제시하면서李부총리의 사과와 해명을 요구했다.
民主黨은 이와 함께『청와대의 압력에 의해 본의와는 다른 논평을 낸게 아니냐』는「외압사주설」에 대해서도 추궁했다.
李富榮.趙淳昇의원등은『李부총리는 金이사장의 발언이 별 문제가없다고 했으나 청와대등에서 계속 전화로 반박하라고 했다는데 사실이냐』고 묻고『합리적이고 논리적인 李부총리가 그런 발언을 했다고는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民自黨의원들은『통일논의는 자유롭게 할 수 있지만 對北관계 창구는 정부로 일원화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金이사장의 발언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民自黨의원들은『외국에 나가 金日成의 訪美초청및 북한핵보유를 허용하는 듯한 발언을 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정부의 대북정책에 혼선을 초래한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李부총리가 DJ발언을 비판한데 대해『정부책임자로서 적절한 지적』이라고 옹호했다.
民自黨에서는 李世基정책위의장이 오후의 청와대 모임에도 빠진 채『혼선을 겪고있는 통일논의를 바로잡기위해 외무통일위 회의에 참석한다』고 할 정도로 신경을 썼다.
북한 핵문제와 벌목공 문제등은 오히려 뒷전으로 밀려나는 듯한인상이었다.
〈金斗宇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