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채시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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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벌써 한 신 찍었어요.TV보다 40배나 큰 스크린에 나온다니까 가슴이 설레요.괜히 우아해지려고 하는거 있지요.』 채시라(26)가 영화에 데뷔한다? 그동안 그 흔해빠진(?)영화 한 편에 나오지 않았다고? 그러나 진짜다.이현승감독의 『네온속으로노을지다』에 출연하기로 결정하고 이미 지난 9일 촬영장에 나타났다.그녀의 역은 경쟁시대를 당당히 살아가는 젊고 유능한 여성. 『숙맥같지만 자존심 강한 처녀가장 영숙(MBC-TV주말연속극「서울의 달」의 주인공)도 새로운 캐릭터라서 지금 참 재미있게 연기하고 있어요.그런데 영화에서의 이상민역도 도전해볼만한 역인 것 같아요.특히 영화에는 첫 출연이라 겁도 나 고요.』 이상민은 남자 이름값하듯 오기와 집념으로 사회적 통념에 맞서 싸우는 광고회사 카피라이터.문학청년 몽상가에 대한 연민과 냉소적인 CF감독(문성근扮)에 대한 도전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 순정도 있고 계산도 빠른 여성이다.
그러나 요즘 흔히 말하는「캐리어 우먼」하고는 좀 다르다고.전도된 합리성과 감각화된 감성,얕은 지식으로 목소리를 높이는 여성은 아니라고 그녀는 강조한다.
이현승감독은 채시라를 들어『지적이면서도 여성적 이미지가 강하고,후덕한 느낌이 있는 여성』이라며『그녀를 캐스팅한 것 자체가반은 성공한 것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84년 CF모델로 츨발한 채시라가 아무래도 대중의 눈에 확실한 인상을 남긴 것은 92년「여명의 눈동자」.파란만장한 여옥의삶을 연기하면서 그녀가 겪은 고초는 한두가지가 아니었다.『그때어려움을 극복한 경험이 연기를 한차원 높인 것 같다』고 말할 정도다. 이어 그녀의 히트작은 꼬리를 문다.「아들과 딸」「파일럿」도 그랬었고,지금은「서울의 달」이 그렇다.
『꼭 가야할 길이라는 생각을 해요.영화말예요! 변신을 지켜봐주세요.』 당차게 말하고 대학원(동국대 영화전공 4학기째)수업에 늦겠다며 그녀는 서둘러 떠났다.
글:李揆和기자 사진:吳東明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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