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로 거른뒤 수돗물 안전-시민들 못믿을 수돗물 自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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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서울시가 수돗물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고 시민들에게 알리기위해 본청과 구청.동사무소 민원실등에 설치한 간이 음료대의 물은 실제는 정수기로 여과된 수돗물인 것으로 드러났다.
시정종합정보센터내에 설치된 간이 음료대는 수도꼭지와 N물산제품의 정수기가 연결되어 있고 그 위에는「이 물은 수돗물입니다.
수돗물은 안심하고 드실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서울시는 이같은 지적이 일자 11일 오후 재빠르게 홍보문구를 제거했다.
또 중구청 민원실에 설치된 정수기위에도 수돗물의 안전성을 홍보하는 비슷한 문구가 적혀 있다.
현재 본청과 구청.동사무소 91곳에 정수기가 설치되어 있는데이중 절반 가까운 40여곳에 이같은 홍보문구가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상수도사업본부는 산하 기관에 정수기를 철거하고 수돗물통을 설치,수돗물의 안전성을 알리는 표지판을 붙일 것을 권유하고 있으나 대부분이 정수기를 그대로 두고 이같은 문구를 붙이고있는 것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수돗물의 안전성 시비가 일자 안심하고 마실 수 있다는 것을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해『시장도 수돗물을 마신다』며 시장이 참석하는 구청장회의때 수돗물을회의장에 내놓고 구내식당에서도 수돗물을 제공했으 나 직원들의 반발로 올해초부터 끓인 물을 공급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정보센터의 음료대는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설치한 냉.온수기』라고 해명하고 있으나 제작회사는『필터까지 달려있는 정수효과가 탁월한 정수기』라고 밝혔다.또 중구청 관계자는『수돗물만 설치하면 이용하는 시민이 많지 않을 것 같아 정수기를 설치했다』며 『한달에 한번씩 교체하는 정수기 필터에서 찌꺼기가 많이 나온다』고 말했다.
11일 정보센터를 방문한 鄭潤淑씨(38.동작구신대방동)는『서울시가 수돗물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고 홍보하면서 정수기를 설치한 것은 시민을 우롱하는 처사이고 시가 서울 수돗물을 믿지못한다는 것을 자인한 것』이라고 신랄히 비난했다 .
시민들은『서울시가 수돗물을 그냥 먹어도 안전하다는 홍보를 하기전에 피부에 와닿는 상수도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李啓榮.金炫昇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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