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계 뿌리내린 우먼파워 上.下院등 올해 360명 출사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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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올해 가을로 예정된 美의회및 주지사 선거등을 앞두고 여성 도전자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92년 선거에서 24명의 여성을 美하원에 진출시켜 우먼 파워의 막강함을 과시했던 여성 유권자들이 92년이 도약 단계라면 94년은「뿌리를 내리는」해로 삼겠다는 각오하에 세규합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지난 74년부터활동해온「여성 후보자 지원 기금」의 애미 콘로이 사무총장은 『금년 선거에서 공직자로 진출할 여성 정치인들의 수가 92년의 3배는 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앞 으로 美정계에 여성들이 크게 늘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여성 정치인들의 모임 추정에 따르면 올해 의회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는 여성들은 상원 32명(민주 15명,공화 17명),하원 1백73명(민주 1백6명,공화 67명)등 2백명을 넘어선다.또 주지사 선거에서 29명,기타 州정부의 선거직 공직에1백23명등 고위 공직에만 3백60여명이 출사표를 던졌거나 준비중이다.
여성들의 활발한 정계 진출을 예고해주는 지표중의 하나가 선거자금 모금 현황이다.전국적인 여성 조직인「여성 정치인 위원회」가 집계한 바에 의하면 92년의 경우 1천1백50만달러가 모금되었는데 이는 90년의 2백50만달러에 비해 4배 가 넘는 규모다.또 92년에 6백20만달러를 모금했던 다른 한 여성단체도올해들어 이미 4백만달러를 모금해 놓는등 여성 후보자들을 위한선거자금 모금이 그 어느때보다 활기를 더해가고 있다.
92년 선거때 여성 출마자들에게 1백50만달러를 모아주었던 할리우드의 맹렬 여성들의 경우 자금 지원을 바라는 남성 후보자들에 대해서는 까다롭기 짝이 없는 구비 요건을 정해놓고 여성들에게만 중점적으로 지원을 해주고 있어 여성이라는 것이 오히려 강점으로 작용한다.
여성들의 정치적 진출을 지원하는 세력들이 지니고 있는 특징중의 하나는 민주당이냐, 공화당이냐와 같은 당적을 구분치 않는다는 점이다.즉 소속당과는 관계없이 여성들이 당선만되면 된다는,마치 사상과 이념을 초월한 공동운명체라는 식의 인 식이 여성들의 결속력을 더해주고 있는 것이다.또 공화당 일각에서는「신선미가 없는」남성 정치인들보다 여성들이 나서는 것이 민주당과의 일전에서 더 유리할 수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는등 美정치권에서 여성들의 파워는 날로 강해질 전망 이다.
[워싱턴=金容日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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