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초라한 퇴장' … 총리 1년도 못 채우고 사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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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2일 사임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회견장을 떠나고 있다. 그는 일본 최연소 총리로 지난해 9월 26일 취임했다. [도쿄 AP=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2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7월 말 참의원 선거 참패를 반성하며 개각을 단행했으나 정권을 끌고 나가는 것이 더 이상 곤란하다고 판단했다"며 "국면 전환을 위해 스스로 사임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26일 전후 세대로는 처음이자 최연소 총리에 취임했던 그가 1년도 못 채우고 물러나는 것이다.

자민당은 14일 총재 선거 입후보자의 신청을 받아 19일 총재 선거를 실시, 새 총재를 선출할 예정이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선 일주일가량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 일본의 정치 시스템은 중의원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정당의 총재가 총리로 선출되는 방식이다. 따라서 새 총리는 이르면 19일의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결정되게 된다.

자민당은 국정 공백을 줄이기 위해 일반 당원 투표를 생략하고 당 소속 국회의원과 지방조직 대표만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총재 선거를 치를 방침이다.

새 총리로는 지난달 27일 당정 개편에서 당 사령탑으로 발탁된 아소 다로(生太郞) 간사장이 유력하지만,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관방장관과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 재무상도 급부상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사임 회견에서 "인도양에서 해상자위대가 미군 등 다국적군에게 급유 지원의 근거가 되는 '테러대책 특별조치법'의 연장에 야당이 반대하고 있다"는 점을 사임 이유로 꼽았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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