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아자나눔장터] 9가족 하나된 ‘아름다운 동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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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부모와 고교생 자녀들로 구성된 자원봉사단체 ‘아름다운 동행 민들레’회원들이 위·아·장 장터에서 판매할 재활용품을 펼쳐 보이고 있다. [대전=프리랜서 김성태]

10일 오후 4시 대전시 서구 둔산동 국화아파트 이영재(49)씨 집에 40대 주부와 고교 1,2년생 12명이 모였다.

모자(母子)사이인 이들은 장애아 학습 지도 등 불우이웃을 찾아 다니며 봉사활동을 벌이는 ‘아름다운 동행 민들레’봉사단 회원들이다.

이 봉사단은 아홉 가족의 아버지와 어머니, 고교생 자녀 등 24명으로 구성됐다. 이중 이날 모인 회원들은 16일 대전시청 남문광장에서 중앙일보·대전시·아름다운가게 대전 둔산동 지점이 공동으로 개최하는 위·아·자 장터 참가를 놓고 많은 의견을 나눴다.

정진영(48)회장은 “집에서 쓰지 않는 물건을 팔아 불우이웃을 돕는 것도 하나의 자원봉사라고 생각돼 자녀들과 함께 참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아들 오상준(18·충남고 2)군과 함께 온 장미경(42)씨는 “자녀들에게 자원봉사의 진정한 의미를 심어주기 위해 이번 위·아·자 행사 참가로 그치지 말고 정기적으로 재활용품 장터를 열어 불우이웃을 돕자”고 말했다.

이원철(18·대전 중앙고 2)군은 “그동안 불우시설을 직접 방문해 봉사활동을 벌였지만 이런 행사를 통해 적은 액수지만 불우 아동들에게 경제적인 도움을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들 회원들은 위·아·자 장터에서 팔 재활용품을 지난주 초부터 모으고 있다. 대상도 회원들 뿐만아니라 친척, 이웃집, 친구 등 이름 석자만 알면 모두 찾아 가 재활용품을 모으고 있다.

이렇게 모은 재활용품은 지금까지 100점이 넘는다. 종류도 의류·신발·책·가전제품·그릇 등 다양하다. 민들레 봉사단 회원들은 앞으로 물품을 더 모아 200점 이상의 재활용품으로 장터를 펼칠 계획이다.

직장 때문에 재활용품 모으는 활동을 못 하는 남편들도 이날 장터에서는 앞치마를 두르고 물건을 판매한다고 한다.
민들레 봉사단이 만들어진 것은 올해 초. 자녀들에게 자원봉사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기 위해 비슷한 나이의 부모들이 자발적으로 모였다.

이들 부모들은 매주 주말이면 자녀들과 함께 대전시 둔산동 한 사회복지관을 찾아 장애아 학습 지도와 말 벗이 돼 주는 등의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올해 여름방학에는 우즈베키스탄 장애인 미술대회에 참가 스스로 장애아들의 고통을 체험하기도 했다.

대전=서형식 기자
사진=프리랜서 김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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