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후보 릴레이 인터뷰 ② 정동영 "친노도 손학규도 대세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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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이 부러운 모양이지."

11일 오후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이해찬.유시민 후보를 향해 이같이 말했다. 대선후보 정책토론회를 마치고 나오면서다. 정 후보가 토론회에서 통일부 장관 시절 운영에 들어간 개성공단을 자신의 최대 치적으로 내세우자 이해찬.유시민 후보 등은 "개성공단이 왜 정 후보 것이냐"고 비판했다.

정 후보는 최근 대형 승합차인 카니발을 빌렸다. 본격적인 '전투 모드'다. 그는 차 안에서 만두를 맛있게 먹었다. "어제 점심은 라면, 오늘 점심은 햄버거"라면서도 목소리엔 자신감이 넘쳤다. 0.29%포인트까지 손학규 후보를 뒤쫓은 예비경선의 결과에 고무돼 있었다.

-예비경선 결과는 예측대로인가.

"팽팽해야 관전자들이 재미있지 않겠나. 경선이 제 궤도에 올라가고 있다. 예비경선 결과는 의미가 있다. (손학규) 대세가 아니구나. 정동영이 후보가 될 수 있겠구나. 그게 큰 효과다."

-역전승을 자신하나.

"5일 이후 사람들이 나에게 더 따뜻해졌다는 걸 체감한다. 명분과 시대 흐름이 친노(친 노무현)도 아니고 손학규도 아니다. 이명박 후보에 맞서려면 분열된 우리 내부를 결속시켜 일대일 구도를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한데 가장 선명한 각도가 누구냐. 바로 정동영이다. 참여정부의 틀에 갇혀서도 안 되고 이를 뛰어넘어 통합의 정부로 가자는 게 정동영 경쟁력의 핵심이다."

-이명박 하면 사람들이 경제를 떠올린다. 정 후보의 컨셉트는 무엇인가.

"평화협정시대의 한반도 국가운영 비전이다. 나는 개성공단 등 실제로 보여 준 게 있다. 내가 통일부 장관을 몇십 년 했나. 겨우 1년 반 했다. 왜 하필 그때 개성공단이 들어서고, 9.19 남북합의문이 발표되고, 김정일 국방위원장 면담이 이뤄졌나. 그 시기에 내가 아니었으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거다."

-정 후보가 말하는 시대정신은 무언가.

"양극화와 평화 문제의 해결이다. 이 점에서 이명박 후보와 살아온 길이, 그리고 생각이 다르다."

-노 대통령이 오늘 또 한마디했다. "(대통령과) 차별화했다가 안 하는 척했다가 태도를 바꿔 가며 오늘까지 오고 있다"는 발언이 정 후보를 겨냥한 것 같은데.

"허허… 대통령과의 관계는 무(無)관계가 정상이다. 대통령을 등에 업으려는 친노 후보들도 문제고, 대통령과 각을 세워 '이명박 효과' 비슷한 걸 노리는 것도 온당치 않다."(동석했던 김현미 의원은 "우리는 처음부터 참여정부의 공과(功過)를 모두 안고 가겠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친노 후보들은 과 이야기를 못 견뎌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모는 "대통령과 정책을 같이하는 것이지 주군과 가신의 관계는 아니지 않으냐"고 말했다.)

-호남 출신이란 점을 핸디캡으로 지적하는 사람도 있는데.

"호적을 파란 말이냐. 그럴 수는 없다. 호남인이 2등 국민이 아니다. 제주 출신은 대통령 못 하나. 모두가 낡은 생각이다."

-말은 잘하는데 진실성이 없어 보인다는 평가도 있다.

"나는 상황을 항상 정면 돌파해 왔다. 계산했다면 지난해 지방선거도 피해갈 수 있었다. (열린우리당) 의장으로 나서 싸우다 머리 깨졌다. 싫다는 여자 쫓아다녀 결혼한 '무데뽀'정신이 나에게 있다."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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