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씨의 가짜 학위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서부지검이 4일 신씨의 서울 내수동 오피스텔과 동국대 사무실을 압수 수색해 PC를 확보했다. 신씨가 미국으로 도피하기 전 오피스텔에 있는 중요한 물건을 깨끗이 치우고 PC에 있는 자료도 모두 지워 처음엔 결정적인 단서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서부지검 관계자는 "수첩.다이어리처럼 신씨의 행적을 알 수 있는 물증은 없었고, PC 하드디스크 내용도 지워져 있었다"고 말했다. 이런 상태에서 서부지검은 압수한 PC를 바로 대검 디지털 수사팀으로 보냈다. 디지털수사팀은 PC 하드디스크를 여러 개 복사한 뒤 원본 복구 작업에 나섰다. 하드디스크에 있는 데이터 파일은 삭제 명령을 내려도 완전히 사라지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PC에서 삭제 명령을 내리면 겉 보기엔 데이터 파일이 지워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해당 데이터를 찾아가는 주소 정보만 지워지는 것이다. 주소가 지워져 찾아가지 못할 뿐이지 데이터 내용 자체는 어딘가에 남아 있다는 얘기다. PC 전문가는 주소 정보가 없어도 특수 프로그램을 이용해 하드디스크에 남아 있는 데이터 원본을 찾아낼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해서 디지털 수사팀이 복원한 신씨 PC의 e-메일엔 신씨와 변 전 실장의 부적절한 관계를 알 수 있는 구체적인 내용이 들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변 실장 외에도 신씨가 e-메일을 주고받은 사람들의 명단과 내용을 확보한 상태다. 앞으로 수사에서 e-메일은 신씨의 비호 세력을 캐내는 가장 중요한 단서가 될 전망이다.
김승현.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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