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금리계속상승>上.세계경제 깊은 시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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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최근 진행되고 있는 美國 주요금리의 오름세가 세계경제를 압박하고 있다.
미국의 중앙은행격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지난 2월4일과 3월22일,그리고 4월18일등 세차례에 걸쳐 지난 5년간3%에 머물러왔던 단기금리인 연방기금(FF)금리를 각각 0.25%씩 인상,3.75%로 올렸다.
FRB의 이같은 조치는 미국의 경제회복이 당초 예상보다 빠른속도로 진행됨에 따라 인플레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졌다.그러나 이는 결과적으로 시장을 위축하는 결과를 초래함으로써 다른금리의 상승으로 이어졌다.
단기금리의 중요한 지표로서 89년3월 8.8%까지 치솟았던 재무성증권 시중할인율(TB금리)은 92년10월 2.6%까지 하락했으나 최근 3.7%대로 상승했다.또 장기금리인 30년만기 국채금리도 89년3월 9.3%를 정점으로 93년9 월 5.8%까지 내렸으나 최근들어 다시 7.3%로 올랐다.
지난해까지 계속돼온 금리 내림세 덕택에 발빠른 회복을 하고 있던 미국경제는 이처럼 주요금리가 경기회복 이전의 수준으로 다시 상승하자 곳곳에서 타격을 받고 있다.
금리인상은 금융시장에서▲주가 하락▲채권 매도사태▲달러貨의 하락 등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이는 다시 소비자들의 현격한 지출 감소와 업계의 설비투자 감소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日本은 특히 미국의 금리인상에 강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주식.채권 등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엔貨매입으로 흘러들어갈 경우 금리인상은 엔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엔고는 국제시장에서일본상품의 가격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와 5년째 허덕이는 일본 경제를 더욱 위협하는 것이다.
한편 유럽도 미국의 금리인상에 대해 경계감을 표시하고 있다.
유럽 각국의 재정담당자들은 미국의 금리인상이 유럽의 금리를 인상하는 압박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헤닝 크리스토퍼슨 유럽연합(EU)집행위 부위원장은 26일『우리의 가장 큰 경제현안은 미국 금리인상의 충격을 흡수하는 문제』라고 시인했다.
미국의 금리 오름세에 대한 각국의 우려는 24일 워싱턴에서 폐막된 선진7개국(G7)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담에서 정식으로제기됐다.참가자들은 특히 장기금리의 상승이 자국의 경제회복에 악영향을 미칠 위험이 있다며 미국측의 신중한 대 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전문가들은 FRB가 연말까지 FF금리를 4%대까지 올리는등 금융긴축을 당분간 시행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어 금리상승 움직임이 한동안 계속될 것이며 이에 따라 각국의 경제회복이 다소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의 금리인상이 장기화될 경우 우리나라의 경제도 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한국은행 국제부의 金주훈 과장은『현재로선 국내에서 美금리인상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금리상승 국면이 장기화될 경우 미국 내수감소로 우 리나라의 對美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李碩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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