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책 … 실책 … LG 4강 꿈 가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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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윤-". LG 김재박 감독이 타석에 있는 정의윤을 불렀다. 손짓으론 바꾸겠다는 사인을 보내면서.

정의윤이 5-5 동점이던 6회 말 무사 1루 찬스에서 초구 번트에 실패한 뒤였다. 정의윤은 손인호로 교체됐다.

일반적으로 선수 교체는 코치를 통해 하는데 감독이 직접 선수를 불러낸 것은 이례적이다.

작전 수행에 실패한 정의윤에 대한 불만의 표시였다. 느슨한 플레이를 잇따라 연출하는 LG 선수들에 대한 질타이기도 했다.

그러나 보내기 번트 임무를 맡은 손인호도 번트 실패 뒤 삼진을 당해 공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9일 LG-삼성의 잠실 경기는 세밀한 경기운영의 차이에서 승부가 갈렸다. 공격과 수비에서 빈틈을 보이지 않은 삼성이 연장 11회 승부 끝에 6-5로 이겼다.

전날 다 잡았던 삼성전을 9회 초 중견수 이대형의 실책으로 날려버린 LG는 이날도 고비 때마다 실책성 플레이가 이어지며 자멸했다.

5연패에 빠진 LG로선 4강 꿈이 사실상 저물었다.

삼성은 5-5 동점이던 연장 11회 1사3루에서 김재걸의 2-3루 간 땅볼을 LG 유격수 권용관이 놓치는 실책에 편승해 귀중한 결승점을 뽑았다.

3위 삼성은 이날 승리로 2위 두산을 반 게임 차로 추격했다.

한편, 현대 브룸바(사진)는 이날 대전 한화전에서 홈런 두 개를 추가해 시즌 홈런 수를 27개로 늘리며 홈런 단독선두에 복귀했다. 롯데의 '빅보이' 이대호도 이날 사직 두산전에서 1회 결승 2점 홈런으로 최근 세 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하며 시즌 26호로 심정수(삼성)와 공동 2위에 올랐다. 현대는 한화를 8-3으로, 롯데는 두산을 11-0으로 이겼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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