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과학, 쉽게 알려드릴게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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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한국물리학회가 대언론지원단을 결성했다. 물리학 분야의 연구 성과를 널리 알리고, 부정확한 과학 보도를 줄여 보자는 취지에서다. 단장은 아주대 김영태(53·사진·물리학) 교수가 맡았다.

 “대언론지원단에 자원한 교수와 원로 과학자들이 115명이나 됩니다. 이들이 나서 언론이 궁금해하거나 원하는 정보를 알려 주는 역할을 할 겁니다.” 그중에는 전직 과기부 장관이었던 권숙일 서울대 명예교수, 서정욱 박사도 포함됐다.

김 교수는 자원한 과학자들을 15개 분야로 나눠 각각 2명씩 팀원을 정하고, 과학 언론인들이 원하는 전공의 과학자를 연결해주도록 할 계획이다.

대언론지원단에 대해서는 6월부터 논의가 됐으며, 발의하자마다 학회에서 사업 승인을 했다. 그만큼 물리학자들의 공감을 얻은 것이다. 이런 지원단이 생긴 것은 학회 사상 처음이다.

 “최근 논란을 일으킨 ‘제로 존’이라는 사이비 과학도 물리학자들에게 의견을 물었으면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 창구가 제대로 열려있지 않은 게 화근이라고 생각합니다.” 김 교수는 대언론지원단이 활성화되면 앞으로 그런 시행착오를 최대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과학에 대한 연구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그 결과는 공개해야 하며, 그렇게 함으로써 비과학적이거나 부정확한 과학 보도가 걸러질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현대에 들어 과학에 대한 믿음이 강해졌다”며 “일반인 대부분이 ‘과학 문맹’인 상황에서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는 사이비 과학이 나올 수 있다”고 경계하기도 했다.

 “물리학회의 대언론지원단이 화학이나 수학 등 전 과학 분야로 확산하길 바랍니다. 그러면 우리나라 과학 언론의 질도 훨씬 높아지고, 이공계 홍보도 잘될 겁니다.”
 그가 대언론지원단에 거는 기대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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