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혁명을 위한 한나라당의 발걸음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최병렬 대표는 26일 상임운영위원 회의에서 공개적으로 물갈이에 대한 의지를 내보였다. 崔대표는 "설 다음날부터 고향(경남 산청)을 비롯해 부산.경남지역을 다니며 들은 얘기"라면서 스스로 체험한 설 민심을 이렇게 정리했다.
"두번이나 대선에서 밀어줬는데 연달아 패하고 차떼기나 한 한나라당에 대한 지역민들의 실망이 대단히 커지고 있다."
그러면서 崔대표는 "대부분 정치에는 관심이 없지만 한나라당이 공천 개혁을 한다고 떠드니까 그나마 관심을 보였다"면서 "이번 선거에서 또 그 얼굴이 그 얼굴이면 투표를 안 하겠다는 게 내가 파악한 부산.경남의 민심"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 얘기는 보태지도 빼지도 않은 그대로"라며 "한나라당이 앞으로 어떻게 할지는 그 속에 담겨 있다"고도 했다.
반면 일부 의원들은 '영남권 등 당의 강세지역에서 현역의원 절반 이상을 물갈이하겠다'는 공천심사위의 방침(본지 1월 26일자 1, 4면)에 해명을 요구하는 등 부산했다. 부산의 한 의원은 "아무 기반도 없는 신인을 공천했을 경우 과연 경쟁력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남경필.심규철 의원 등 소장파 의원들은 "지금은 당이 획기적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지지의사를 표명했다.
이런 가운데 공천심사위는 이날 영남권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후보자 공천 심사에 착수했다. 오전 7시30분에 모인 심사위원들은 도시락을 시켜 먹으며 밤 늦게까지 마라톤회의를 거듭했다.
박승희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