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앵커 바버러 월터스 "저녁뉴스 진행 그만둘 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2면

'인터뷰의 달인'으로 불리는 미국 ABC방송의 바버라 월터스(74)가 지난 25년간 맡았던 '20/20'저녁뉴스 앵커를 오는 9월로 그만둘 것이라고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8백만달러(약 95억원)의 연봉을 받았던 월터스는 앞으로는 한해 5~6편의 뉴스 스페셜만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계약기간이 1년 이상 남아있지만 좀더 자유롭게 살고 싶어 이런 결단을 내렸다는 그녀는 앞으론 친구도 자주 만나고 한가롭게 소설도 읽고 책도 쓸 생각이라고 말했다.

월터스는 유명 인사를 정식 인터뷰로 다루지 않고 오락프로 등에 끼워 방송하는 최근의 추세에 대해 개탄스럽다고 꼬집었다.

또 젊은 시청자들의 구미에 맞는 인물들을 인터뷰하라는 요청이 많지만 젊은층은 한 나라의 대통령이 누군지도 모르며 알고싶어 하지도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뉴욕의 사라 로렌스 대학을 졸업한 그녀는 1963년 NBC를 통해 방송계에 처음 발을 들여놓았으며 ABC에는 76년에 합류했다.

그동안 그녀가 자신의 마이크 앞으로 불러낸 주요 인물은 피델 카스트로 쿠바 대통령을 비롯해 영화배우 캐서린 헵번,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 등 이루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99년 모니카 르윈스키 전 백악관 인턴사원의 인터뷰 땐 4천8백여만명이 지켜봐 뉴스 프로그램으론 사상 최대 시청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세번 이혼(92년이 마지막)한 그녀는 딸 하나를 두고 있다.

뉴욕=심상복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