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행학습 과외 불이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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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자신의 학년을 앞서 공부하는 선행학습 과외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이 불이익을 주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유인종(劉仁鍾) 서울시교육감은 26일 "선행학습 과외를 소개하거나 받은 학생 모두에게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劉교육감은 이날 서울 송파구 잠신고 강당에서 열린 '학교교육정상화 촉진대회'에서 선행학습의 폐해를 지적하며 이같이 밝혔다.

선행학습 과외를 학생이나 학부모에게 소개하는 교사는 중징계해 인사상 불이익을 받도록 한다는 것이다. 또 선행학습을 받느라 수업시간을 소홀히 하는 학생들은 학교생활기록부상 행동발달 사항에 '학습태도가 좋지 않다'는 평가를 받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그는 "선행학습 과외를 통해 아이들은 교사 의존형 학생으로 바뀌며, 스스로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학생들의 학습태도가 좋지 않은 이유가 선행학습 과외에서 비롯됐는지 입증하기 쉽지 않은 데다 어느 정도 수준까지 앞서 배워야 불이익을 주겠다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

한편 이날 촉진대회에서는 학부모와 교사.학생 등 1천여명이 참석했다. 시교육청은 선행학습 과외를 뿌리 뽑기 위해 거리 캠페인 등 홍보행사를 30일까지 서울시내 곳곳에서 벌일 계획이다.

하지만 공교육 살리기 촉진대회가 지나치게 학부모들을 동원하는 전시성 행사 위주여서 실효성이 의문시된다는 지적이 많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 학부모는 "어제 밤에 갑자기 나와 달라는 전화를 받고 무슨 일인지도 모르고 급하게 나왔다"며 "이런 행사가 과연 선행학습이나 불법 과외를 사라지게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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