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 PD응모 신세대 대학생들 자기표현 솔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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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태어난 이래 줄곧 방송과 함께 호흡해왔어요.방송이라면 거의몸의 한 부분과 같죠.프로그램이 잘되는지 안되는지 제 얼굴을 보면 금방 알 수 있을 거예요.』 『외모만 보면 얌전하게 볼수도 있으나 일단 일을 맡게되면 뭐든지 화끈하게 처리할수 있다는게 주위의 평 입니다.또 아이디어의 마르지 않는 샘물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죠.』 MBC-TV 신설프로인『TV청년내각』에서 최근 대학생 객원PD를 모집하자 젊은이들이 보낸 자기소개서에는거리낌 없이 강렬하고 개성짙은 자기어필이 드러난다.
『93,94학번(대학1,2년생)을 대상으로 장관.국회의원.방청객역을 맡아 이상국가 건설을 논의할 대학생들을 모집한다』는 광고가 지난 주말 전파를 탄 이래 5일동안 1천여통의 편지가 MBC에 쏟아졌다.
소개서에 나타난 신세대의 공통된 특성은 직선적인 자기표현,낯가림이나 겸손은 찾아볼 수 없고 노골적인 자기자랑을 화려하고 재치넘치는 수사법으로 늘어놓는다는 것.
때로는 단점도 솔직하게 털어놓지만,이는『자신의 개성이 허락하는 한 오히려 매력적인 요소로 극복될 수도 있다』고 못박고 있다. 이미 이들에게는 연예인이나 제작자로서 방송의 섬 여의도에진출하고 싶어「그 섬에 가고싶다」라는 말이 항상「0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이 PD.연기자를 택하는 이유도 한결같이『창의력과 개성을살리는데 둘도 없는 직업』이기 때문.
1,2학년으로 자격을 제한했는데도 아랑곳 않고 소개서를 보낸4학년이 있는가하면「명문Y대 신방과 낙방」이란 안써도 될(?)이력을 굳이 써가며 방송 관련학과 지망경력을 은근히 내비치는 경영대생도 있었다.
한 학생은『TV화면과 일상 생활 사이의 벽을 느끼지 못한다』며『영상의 자식』임을 자처하기도 한다.
이 프로그램의 제작진은 별다른 준비없이도 브라운관에 곧장 뛰어들어 발언할 수 있고 전문적인 재능은 없지만 일회적으로 프로에 참여하는데는 부담을 느끼지 않을만큼 TV와 흉허물이 없는 이들을 프로그램에 적극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담당 주철환PD는『원래는 신세대 대학생들의 신선한 발상들을 수용하고자 일종의 아이디어맨이나 모니터 요원격으로 모집했으나 이들의 강력한 어필이 프로그램의 전면에 나서는 것이 오히려 낫다는 판단으로 이들을 참여시키기로 했다』고.
신세대의 강렬한 개성의식이 자칫 연예인 스타에 대한 모방이나값싼 영웅의식으로 빠지지 않는 한 우리 사회 보수계층의 이기주의를 넘어설수 있는 활력소로 떠오르고 있다.
〈姜찬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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