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 독신자 생활습관 맞춰 신제품 봇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독신자 시대가 왔다.배우자에게 얽매이느니「나홀로 집에」를 고집하는 독신가구 급증으로 이들만의 독특한 생활 스타일을 겨냥한각종 가전제품 개발경쟁이 불붙고 있다.
한국에서 독신가구 비율은 85년 6.91%였으나 90년에는 9.5%로 늘어났고 지난해엔 2백만 가구로 10%를 넘어섰다.
2000년엔 10가구중 1.5가구가 독신자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은『기반부터 잡아야 결혼한다』고 생각하는 미혼 남녀와 이혼.사별 때문에 독신이 된 사람들.
여기에 학교가 멀리 있어 자취.하숙을 해야하는 15만 대학생도 독신자로 들어간다.
이들은 늘 뭔가에 쫓기고 바쁘며 으레 편한 것을 찾는다.물건을 하나 사도 실용성과 즐거움을 동시에 주는 것이어야 한다.가족대신 가사를 도울 각종 가전제품을 좁은 공간에 두고 산다.
연간 3천억원으로 추산되는 독신자 가전제품 시장을 놓고 기업들은 독신 소비자의 행태를 면밀히 분석해 이들의 관심을 끄는 상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서울.부산등 4대도시의 독신 직장인.대학생8백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독신자의 월수입은 직장인이 71만~1백만원,대학생이 31만~50만원선으로 73%가 부엌딸린 6평이하 단칸 전세방에 산다.
식사는 주로 외식을 하거나 하루 한끼는 집에서 해 먹으며(62%)1주에 1.4회 장을 본다.집안 청소는 1주에 3.2회,빨래는 1주에 1.8회로 빨래를 널거나 다림질하는 것을「가장 귀찮은 일」로 여기고 있다.
퇴근후 여가시간은 3시간13분으로 이중 1시간26분은 가사에바친다.남는 시간 활용은 TV시청이 67%이고 어학.컴퓨터교습등 자기계발을 한다는 사람은 35%.이들이 한해 가전제품에 지출하는 비용은 평균 1백50만원.
이 회사 홍보실 林壽吉씨는 이같은 독신자들을 위한 가전제품은▲시간및 공간절약형으로▲조작이 간편하고 잔고장이 없으며▲기능에비해 가격이 싸고▲개성있는 색상.디자인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현재 제품개발이 가장 활발한 업체는 삼성전자.독신자용 제품 전문 브랜드를 처음으로 도입해「훠 유(For You)」란 명칭으로 4월부터 시판할 예정이다.소형 보온밥솥.핸디형 청소기.1구형 가스레인지등 독신자의 수요가 많은 10가지 제품을 포근한느낌의 그린 색상으로 차별화해 2만6천~10만원선에 판매한다.
금성사는 가정용 전자제품(家電)이 아닌 개인용(個電)임을 강조하는「미니」전축 시리즈를 지난해부터 출시하고 있고 대우전자도10만원대 독신자용 세탁기,집 봐주는 TV에 이어 단순기능 레인지.냉장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姜贊昊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