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교실>침묵지키는 아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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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얼마전 딸이 다니는 유치원선생님과 상담을 하다 딸이 유치원에서 말 한마디 안하고 친구들과 어울리지도 못하며 구석에 혼자 웅크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평소 집안에서나 친척들이 있을 때는 질문에 대답도 잘하고 말도 잘 했기 때문에 너무도 놀랐습니다.
연년생인 동생은 친구도 많고 뭐든 열심히 해 귀여움을 많이 받습니다.어떻게 해야 할까요.
허인자〈대전시태평동〉 보통 아이들이 사회에 첫발을 디디는 곳이 유치원입니다.
처음부터 잘 적응하는 아이도 있지만 집단내에서 견디기 어려워하는 아이도 있습니다.처음엔 힘들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나아지게 마련입니다.
다만 상담케이스와 같이 부적응의 지속기간이 한달 이상 가고 정도가 심할때엔 주의깊게 살펴보고 전문기관을 방문하는게 좋습니다.말이 급속히 느는 시기에 이러한 증세를 보인다면 언어발달에치명적인 영향을 끼치니까요.
정신지체나 자폐증.언어장애.발달장애 등으로 인한 언어발달 지체를 제외하고 말을 할수 있는 능력이 됨에도 불구하고 특정상황이나 대상에 대해 입을 다무는 경우를 「선택적 함묵증」이라고 합니다. 이런 증상을 보이는 아이는 대개 소극적이고 자신감이 없으며 우울해 보이기도 합니다.그러다 갑자기 쀼루퉁해져 엉뚱한대상에 화를 내며 억지를 부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보통사람들은 말을 해도 자신의 의견을 들어줄 사람이 없거나 들어도 별 반응이 을때,이해되지 못하고 표현된 욕구가 채워지지못할때 입을 다물어버립니다.아이들도 마찬가지로 관심을 받지 못하거나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한다고 느낄때,가족 간의 불화(부부싸움.고부간의 갈등)등으로 인해 싸움이 잦거나 상호작용이 별로 없는 집안분위기에서 입을 다물게 됩니다.
또 동생이 사랑과 관심을 독차지한다면 증상은 더 심해질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런 마음의 상처를 이해해 주려는 어른들의 노력이 필요합니다.지속적인 사랑과 관심으로 아이를 대하며 함께 놀고 대화하는 시간을 많이 갖도록 해보세요.
말을 안한다고 다그치거나 꾸중하는 것은 아이를 더욱 긴장시키고 불안하게 만들 것입니다.
편안한 마음으로 자신의 욕구나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게 하고 이것을 받아들여 보세요.아이도 한결 명랑해지고 자연히 말이많아지게 될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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