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미국대선] 여론조사서도 맥못추는 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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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미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크게 소용돌이치고 있다. 하워드 딘 전 버몬트 주지사의 돌풍이 멈칫거리는 사이 존 케리 상원의원(매사추세츠)의 단독 질주가 시작됐다.

딘 전 주지사는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반대하면서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맞서고, 인터넷과 젊은 자원봉사자들을 선거운동에 접목시켜 순식간에 민주당 경선의 선두주자로 부상했었다. 그러나 CNN방송과 USA투데이, 여론조사 기관인 갤럽이 23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딘 전 주지사는 22%의 지지를 얻어 34%를 얻은 케리 상원의원보다 한참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딘 전 주지사는 케리 의원을 32%대 17%로 앞서고 있었다. 도대체 왜 이렇게 극적인 반전이 벌어지는 걸까.

우선 지난 19일 치러진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의 후유증이라는 지적이 많다. 대선후보 경선의 1차 관문인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압승이 예상됐던 딘 전 주지사는 케리 상원의원과 젊은 신예 존 에드워즈 상원의원(노스캐롤라이나)에 이어 3위를 했다. 방심하다 일격을 당한 것이다.

게다가 딘 전 주지사는 패배를 인정하는 연설에서 마치 자신이 승리하기라도 한 듯 과장된 몸짓과 행동을 보여 유권자들의 빈축을 샀다. 상황이 다급해지자 딘 전 주지사는 역전의 계기를 잡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22일엔 그동안 선거운동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던 내과의사인 부인 주디스와 함께 방송에도 출연했다. 하지만 만일 뉴햄프셔에서도 아이오와와 같은 결과가 나올 경우 딘은 경선 무대에서 아예 퇴장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워싱턴=김종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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