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시조백일장>초대시조-나윤숙의 간추린 풍물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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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예 있던 무논들은 어디로 다 갔는가 허물린 山 하나가 늪을 채워 배가 부른 이 들녘 빌딩 숲들은 죽순처럼 솟았다.
밤새워 목청 돋운 금속성 굉음들이 발목 젖던 개구리 울음 순백의 소리들을 내 몰고 萬感을 가등 아래서 사살하고 있었다.
치사량의 절망이 옷자락을 찢으며 태양을 끌어내려 굴렁쇠 굴리고 싶었다 억눌린 신음소리들 어깨띠 하고 일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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