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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교장 구속영장/검찰서 소환/찬조금등 22억 횡령 밝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재단이사·경리 구속여부 검토
상문고 비리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특수3부는 18일 상춘식교장(53)이 보충수업비와 학부모 찬조금 등 모두 22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를 밝혀내고 이날중 상 교장에 대해 횡령 등 혐의를 적용,구속영장을 청구키로 했다.
검찰은 상 교장을 이날 오전 10시10분쯤 소환,조사중이다.
검찰은 17일부터 재단이사 최은오씨(53) 등 학교 관계자를 밤샘조사한 결과 상 교장이 86년부터 지난해까지 학부모 찬조금으로 거둔 15억5천만원과 92년부터 지난해까지의 보충수업비 6억4천9백만원을 징수목적과 달리 개인 빌딩 건축비 등으로 유용한 혐의가 드러났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해외연수교사 50여명과 연수를 주선한 대방여행사 박명수 전 상무를 조사한 결과 상 교장이 89년부터 91년까지 연수경비를 수업료 교육비 항목에서 지출하면서 경비를 과대계상한뒤 빼돌린 차액 2만7천달러를 교사여권을 이용,불법환전한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은 매년 교사 해외연수에 함께 참가한 상 교장이 연수교사와 동반출국한 뒤 편법으로 빼돌린 여행경비 등을 가지고 별도의 해외여행을 해왔다는 교사들의 진술에 비추어 상 교장이 거액의 재산을 해외로 빼돌린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이밖에 상 교장이 공인감정 임대료 1년 1억7천만원 상당의 서울 서초구 서초동 도원골프장 학교부지를 1천8백만원에 자신의 부인이자 학교 재단이사장인 이우자씨(50)에게 임대,매년 1억5천만원의 손해를 학교측에 입힌 혐의(배임)에 대해서도 수사중이다.
검찰은 그러나 내신성적 조작과 관련,밤샘조사를 받은 장방언교감(51)이 상 교장의 조작지시가 없었다고 주장함에 따라 상 교장을 일단 구속한뒤 시교육청의 감사가 끝나는 대로 보강수사를 벌이기로 했다.
한편 검찰은 지병인 심장병 악화를 이유로 17일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한 재단이사장 이씨와 재단이사 최씨,경리과 직원 김순자씨(41·여) 등에 대해서는 보강수사후 구속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권영민기자>
◎“폭로내용 일부는 다르다/국민·학생·학부형들께 죄송”/상 교장 인터뷰
상춘식 상문고 교장은 검찰출두 직전인 18일 오전 10시쯤 그의 고문변호사인 임태선변호사의 서울 서초구 서초동 제우빌딩 사무실에서 본사 기자와 단독으로 만나 심경 등을 털어놓았다.
그는 양심선언 교사들의 폭로내용에 대해 『일부는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하기도 했으나 대체로 착잡하고 상기된 표정이었다.
그는 기자와의 직접 대면을 꺼려 내실에 혼자 들어가있는 상태에서 기자가 질문을 써 임 변호사를 통해 전달하면,역시 글로 답변하는 릴레이식 인터뷰를 해야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현재 심경은.
▲본의 아니게 물의를 일으켜 국민들에게 죄송하다.
­교사들의 양심선언 내용에 대해서는.
▲일부 맞는 것도 있으나 과장된 것,사실이 아닌 것도 있다.
­어떤 것이 사실과 다른가.
▲검찰 조사에서 모두 밝히겠다. 기다려달라.
­학교의 장래에 대해서는.
▲대단히 걱정스럽다. 학생들이 동요하지 말고 열심히 공부해 명문사학으로 계속 발전하길 바란다.
­17일 사표를 냈는데 추후 복귀여부는.
▲사표를 낸 입장에서 무슨말을 더 하겠는가. 현재로선 할말이 없다. 다시 한번 국민·학생·학부형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을 뿐이다.(그는 비리와 관련된 상세한 부분은 답변을 하지 않았으며,그간 어디서 묵었느냐는 질문에는 임 변호사가 『그건 중요한 일이 아니다』며 대신 대답했다. 상 교장은 18일 오전 9시15분쯤 검정색 싱글의 말쑥한 차림으로 자신의 승용차를 타고 변호사 사무실에 도착,검찰조사에 대비한 숙의를 하다가 기자를 만났으며 인터뷰가 끝난뒤 10시쯤 변호사와 함께 서울지검 청사로 향했다.)<정태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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