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문고 교사 27명 2차 양심선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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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신흥명문」이라는 허명속에 저질러지고 있는「私學왕국」의 비리가 속속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尙文高교사들은 추가양심선언을 통해 교육자로서의 양심을 저버리도록 강요한 학교측의 횡포에 분노를 터뜨렸다.
교사들은 그동안 타의에 의해서나마 교육자적 양심을 저버린데 대해 심한 자괴감을 표시하면서도 이 기회에 올바른 교육환경을 되찾을 수 있도록 끝까지 싸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2차양심선언에 참여한 申東述교사(41.영어)는 학교측의 강요에 못이겨 가난한 학생의 부모에게도 찬조금을 거둔 사실을 밝히면서 감정이 복받치는듯 눈물을 흘려 기자회견장을 잠시 숙연케 했다.
申교사는『지난해 학생장을 해 졸업식때 공로상을 받게된 申모군의 경우 아버지가 버스운전사를 하는 넉넉하지 못한 집안이어서 학교측에「申군은 모금을 면제시켜주자」고 건의했으나 거절당해 어쩔 수 없이 申군의 어머니에게 1백만원을 요구했다 』며 울음을터뜨렸다.
申교사는『가난한 집 학생들은 학교측에서 아무리 모범생이라도 반장을 시켜주지 않는 바람에 1,2학년때 반장을 못한 申군을 투표를 통해 반장으로 뽑았는데 결국 申군에게 선생님으로서 몹쓸짓을 하고 말았다』며 눈물.
申교사는 또『학교측이 금융실명제를 의식,학부모들로부터는 꼭 현금으로 받도록 지시했다』며『이때문에 申군의 부모로부터 받은 1백만원짜리 수표를 개인통장에 입금시킨 뒤 현찰로 찾아 학교측에 전달했다』고 털어놓았다.
○…교사들은 학교측이 中央日報에 의해 비리가 폭로된 다음날인15일 모금을 담당한 교사들을 불러『모금사실을 없었던 일로 해달라』고 회유했다고 폭로.
李燦洙교사등 지난해 졸업식때 수상자로부터 찬조금을 거두었던 교사들에 따르면『15일 아침 3학년 주임 趙모교사가 접근해「학부모에게 전화해 학교측에 돈을 준 사실을 부인해달라고 부탁하라」고 지시했다』는 것.
○…교사들은 尙椿植교장의 독선적이고 전제군주같은 횡포에 의해교육자로서뿐만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기본적 권리마저 모욕당했다고울분을 터뜨렸다.
李相喜교사(53.사회)는『지난해 11월 찬조금문제로 교장과 심하게 싸운뒤 밤늦게 귀가하다 테러의혹이 가는 교통사고를 당해머리를 심하게 다쳤다』며『더욱이 문병온 동료교사에게 尙교장이 반성문을 제출케 하는등 尙교장의 전횡이 이루 말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폭로교사들은『그동안 학교측에 대한 불만과 교육자로서의 자책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내지 못했으나 中央日報의 보도로 큰 힘을 얻었다』며 앞으로의 싸움에 자신감을 표출.
교사들은『尙교장이 일부 측근교사를 통해 양심선언교사들을 협박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교사들이 그동안의 비인간적.비교육적 처사에 공분을 느끼고 있는만큼 앞으로 동참교사들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장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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