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 앞둔 농협회장 선거/차별화로 이미지 부각 “안간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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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민주적 조직·경쟁력 강화 최우선/정기수 후보/신용·경제사업 본부장제로 운영/원철희 후보/이익금 농민·조합에 환원하겠다/정대근 후보
23일로 다가온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과거 선거때와는 다른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새로 선출될 중앙회장은 5백만 농민대표로서 우루과이라운드(UR) 협정 타결로 위기에 처한 농업의 구조조정 문제를 민간차원에서 풀어나가야 하며 특히 한호선회장의 구속을 계기로 제기된 농·수·축협 등 생산자단체의 체질개혁 작업을 구체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다.
이번 선거에 출마한 중앙회 임원인 정기수부회장,원철희이사와 정대근 삼랑진 조합장 등 3명의 후보를 놓고 우열을 판가름하기는 여느 선거때보다 훨씬 여러운 상황이다.
재선이 확실시되던 한 회장이 구속되면서 세사람 모두 준비없이 출마했기 때문이다.
세 후보는 짧은 선거운동 기간중 농협의 좌표에 대한 자신의 주장과 이미지를 부각,다른 후보와의 차별화 전략을 펴고 있다.
정기수후보는 정통 농협인답게 「35년간의 근무경험」을 내세우면서 『농협이 민주적 조직으로 탈바꿈하도록 노력하고 당면한 농업 경쟁력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원 후보는 청와대 농수산비서관 등 다양한 경력이 앞으로 농협을 이끌어 나가는데 강점이 될 것이란 점을 내세우면서 『중앙회장을 명예직으로 바꾸고 단임제를 도입하겠으며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은 철저한 본부장제로 운영하겠다』고 농협의 개편 방향을 제시한다.
이들 두 후보는 『중앙회장은 단위조합장이 맡아야 한다』는 일부 농민단체의 주장을 의식한듯 『40조원의 외형을 가진 중앙회를 이끌어 나가려면 농민에 대한 철저한 봉사정신과 함께 국민들을 설득,이해시킬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사람이 적임자』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그런가하면 조합장 출신인 정대근후보는 20년동안 조합장을 지낸 경력(삼랑진 조합장을 일곱번 역임)을 내세우면서 『중앙회가 그동안 농민을 위해 적지않은 일을 해온 것은 사실이나 이익금을 농민과 회원조합에 환원하지 않았다』고 중앙회에 대한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이번 선거는 이같은 출마명분과 함께 촉박한 일정으로 후보자들의 경륜이나 능력을 알릴 기회가 적어 자칫 지연이 작용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또 한 회장 구속에 대한 1천4백3명 조합장(유권자)의 정서가 선거 결과에 일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한종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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