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폭동 진정국면/보푸타츠와나 사태/망고페 대통령 총선참여선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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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백인무장세력 국경밖 몰아내
【마바소·프레토리아 로이터·AFP=연합】 대규모 반정폭동과 우익백인세력의 개입,그리고 흑인정부의 백인 축출과정에서 최악의 혼란을 빚었던 남아공 보푸타츠와나 사태는 11일 루카스 망고페 자치정부 대통령이 총선에 참여키로 결정한데 이어 자치정부군과 남아공 정부군이 백인 무장세력들을 국경밖으로 몰아내면서 평온을 되찾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자치정부 보안군과 백인 무장병력 사이에 충돌이 발생,백인 3명을 포함해 67명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부상한 것으로 비공식 집계됐다.
망고페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앞서의 결정을 번복,내달 실시되는 남아공 최초의 다인종 민주선거에 참여하길 희망한다고 밝히고 오는 15일 특별의회를 소집해 자치지역의 선거참가 등록을 제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총선참가 거부 방침에 따른 대규모 폭동과 파업으로 실권의 위기까지 몰렸으며 그를 지원한다는 구실로 백인 우익무장병력 5천여명이 보푸타츠와나로 집결,수도 마바소시와 인근 마피켕시 등을 장악하기도 했었다.
◎해설/ANC,망고페에 총선참여 압력/급한불 껐지만 IFP 동향 주목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흑인자치지역 보푸타츠와나의 총선 불참선언으로 촉발된 반자치정부 폭동이 현지에 파견된 극우 백인 무장세력과 흑인 시위대의 충돌로 이어져 남아공 총선 정국에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폭동 발생 4일만에 실각위기에 내몰린 루카스 망고페 보푸타츠와나 대통령은 11일 서둘러 총선참여 의사를 밝히는 한편 집권 국민당 정부는 현지에 정부군을 파견,사태 진정을 위해 개입에 나섰다.
사태는 진정기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신나치파인 아프리카너 저항운동(AWB)을 주축으로한 극우 백인 무장세력이 총선정국에 무력을 동원한 것은 그동안 우려해온 내전가능성의 잠재적 불안요인이 현실화될 수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더욱이 11일로 마감된 총선 입후보자 등록 시한까지 최대 흑인부족인 줄루족의 인카타자유당(IFP)이 후보자 명단을 제출하지 않아 극우 백인세력과 함께 총선 정국의 불안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번 보푸타츠와나 사태는 아프리카민족회의(ANC)가 보푸타츠와나의 흑인들에게 파업을 촉구한지 4일만에 망고페의 총선 불참결정을 번복케 해 ANC의 정치적 위력을 실감케 하는 계기가 됐다.<고창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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